지분 증여로 미성년 8명 100억 이상
상장회사 대주주 가족 간 주식 증여로 미성년자 주식부자가 크게 증가했다.
22일 상장기업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변동을 조사한 ‘재벌닷컴’ 조사 결과를 보면, 만 20살 미만 주식 보유자는 19일 현재 210명이었다. 지난해 말 186명에서 24명 늘어났다. 미성년 주식부자로 새로 등장한 이들 가운데 16명은 10살 미만이었고, 1살짜리도 4명이나 됐다. 이들은 모두 할아버지나 부모 등 대부분 가족한테서 주식을 증여받았다.
재벌닷컴 쪽은 “올해 주가가 폭락하자 절세 차원에서 지분 증여가 잇따라, 오너가의 미성년 주식 보유자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현행 세법상 주식 증여나 상속 시에는 세액 산정을 평가 기준일 앞뒤 2개월씩 모두 4개월의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삼는다.
보유주식 가치가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평가된 미성년 주식부자만 8명이었고, 10억원 이상은 47명이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의 딸 민정(17)양이 지분 평가액 536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구본식 희성전자 사장의 큰아들 웅모(19)군이 343억원으로 2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 동선(19)군이 277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올해 새로 주식을 갖게 된 미성년자 가운데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손자 윌리엄(1)군은 올해 2월 남양유업 주식 2천여주를 증여받아 지분가치가 9억1천만원에 이르렀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손녀인 인서(2)양과 손자인 재호(2)군도 각각 1억6천만원, 1억5천만원의 주식을 갖게 됐다. 미성년자 주식부자 가운데 35명은 계열사 지분을 1% 넘게 보유했고, 전윤수 성원건설 회장의 큰아들 동엽(14)군은 회사 지분 13.45%를 보유한 1대 주주로 등극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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