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물산 기준 사장
[한겨레가 만난 CEO] 롯데물산 기준 사장
서울 잠실 금싸라기땅 8만7770㎡(2만6550평)를 20년 이상 비워둔 롯데그룹이 특혜 의혹 등 숱한 논란에도 초고층 빌딩을 지으려는 이유는 뭘까? 제2롯데월드의 안전검증보고서의 부실의혹 등 신축허가를 둘러싼 잡음이 여전히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사업시행자인 롯데물산 기준(69) 사장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8일 잠실 건설현장 사무실에서 만난 기 사장은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나스는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세운 88층 452m짜리 초고층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로 세계적 인지도를 얻었다”며 “초고층 건설 의지는 롯데그룹 세계 진출 비전과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기 사장은 길고도 집요한 사업 추진 밑바탕에는 신격호 그룹 회장의 강한 의지가 깔려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신 회장에게) 지난해 인허가 문제가 하도 안 풀려서 ‘주상복합 건물을 지어 분양하면 건축비를 빼고도 2조~3조원 수익이 바로 떨어지니 초고층을 포기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한 적이 있다”며 “그런데 ‘그럴거면 (사장직을) 그만두라’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안전 충분…충돌사고 나면 그룹이 망할 사안
‘세계적 인지도’ 겨냥…부작용 대책은 정부 몫 초고층은 평당 건축비가 일반 건물보다 세 배 이상 든다. 롯데는 제2롯데월드 사업비가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적어도 10년은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이다. 기 사장은 “(서울 도심) 초고층 빌딩은 우리 경제에 자부심이자 롯데가 세계로 나가는 교두보가 될 수 있으며, 우리 관광 산업에도 도움을 줄 있다는 게 (신 회장의) 비전”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런 의지가 적절한 경영판단인지 묻자 “비전에 대한 것은 오너들의 몫”이라며 “오늘날 삼성그룹을 만든 반도체사업도 이병철 회장이 처음에 밀어부칠 땐 적자가 심해서 임원들도 사업을 접자고 했던 걸로 안다”고 말했다. 항공기 안전성 논란 관련해, 기 사장은 “롯데 초고층 터는 국내법상 건축물 고도 제한이 엄격한 비행안전구역인 1~6구역에서는 벗어나 있다”며 “미연방항공청(FAA)이 6구역보다 외곽에 설정한 외부수평표면에 걸쳐 있을 뿐”이라고 강변했다. 외부수평표면이란, 인공물이든 자연물이든 비행에 장애가 되는지 검토를 해야하는 범위이고, 이를 1~6구역에 이어지는 고도 제한구역으로 보는것은 잘못이라는 주장이다. 기 사장은 “군이 들고나온 안전문제들은 2002년 국제 기준이 완화된데다 이번에 롯데가 서울공항 활주로 3도 를 이전하는데 드는 비용을 부담하기로 함으로써 해소됐다”고 덧붙였다. 비상상황에 정밀계기가 말을 듣지 않아 비정밀 계기착륙절차(ASR)로 이륙할 경우, 초고층이 장애물 회피 구역에 들어갈 수 있지만 이는 활주로 이전으로 해결됐다는 것이다. 그는 이와 관련해 “참여정부 때인 2006년 말 활주로 이전 비용 등을 롯데가 부담하면 초고층 반대를 바꿀 수 있다고 공군이 제안했지만 우리는 비행 절차를 개정하면 해결되는 문제라고 생각해 거절했다”며“이번에는 고민 끝에 비용 부담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행중 충돌 등 안전사고가 난다면 롯데그룹이 망할 사안”이라며 “안전 문제는 충분한 검토를 거쳤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논란은 초고층 건축에 따른 부동산값 폭등 우려다. 이에 대해,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 아니냐”라며 “만약 그런 부작용이 있다면, 정부가 다른 정책 수단을 생각해야지 기업인 우리가 그걸 고민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글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세계적 인지도’ 겨냥…부작용 대책은 정부 몫 초고층은 평당 건축비가 일반 건물보다 세 배 이상 든다. 롯데는 제2롯데월드 사업비가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적어도 10년은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이다. 기 사장은 “(서울 도심) 초고층 빌딩은 우리 경제에 자부심이자 롯데가 세계로 나가는 교두보가 될 수 있으며, 우리 관광 산업에도 도움을 줄 있다는 게 (신 회장의) 비전”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런 의지가 적절한 경영판단인지 묻자 “비전에 대한 것은 오너들의 몫”이라며 “오늘날 삼성그룹을 만든 반도체사업도 이병철 회장이 처음에 밀어부칠 땐 적자가 심해서 임원들도 사업을 접자고 했던 걸로 안다”고 말했다. 항공기 안전성 논란 관련해, 기 사장은 “롯데 초고층 터는 국내법상 건축물 고도 제한이 엄격한 비행안전구역인 1~6구역에서는 벗어나 있다”며 “미연방항공청(FAA)이 6구역보다 외곽에 설정한 외부수평표면에 걸쳐 있을 뿐”이라고 강변했다. 외부수평표면이란, 인공물이든 자연물이든 비행에 장애가 되는지 검토를 해야하는 범위이고, 이를 1~6구역에 이어지는 고도 제한구역으로 보는것은 잘못이라는 주장이다. 기 사장은 “군이 들고나온 안전문제들은 2002년 국제 기준이 완화된데다 이번에 롯데가 서울공항 활주로 3도 를 이전하는데 드는 비용을 부담하기로 함으로써 해소됐다”고 덧붙였다. 비상상황에 정밀계기가 말을 듣지 않아 비정밀 계기착륙절차(ASR)로 이륙할 경우, 초고층이 장애물 회피 구역에 들어갈 수 있지만 이는 활주로 이전으로 해결됐다는 것이다. 그는 이와 관련해 “참여정부 때인 2006년 말 활주로 이전 비용 등을 롯데가 부담하면 초고층 반대를 바꿀 수 있다고 공군이 제안했지만 우리는 비행 절차를 개정하면 해결되는 문제라고 생각해 거절했다”며“이번에는 고민 끝에 비용 부담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행중 충돌 등 안전사고가 난다면 롯데그룹이 망할 사안”이라며 “안전 문제는 충분한 검토를 거쳤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논란은 초고층 건축에 따른 부동산값 폭등 우려다. 이에 대해,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 아니냐”라며 “만약 그런 부작용이 있다면, 정부가 다른 정책 수단을 생각해야지 기업인 우리가 그걸 고민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글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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