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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사회책임경영·투자는 세계적 대세”

등록 2009-06-02 21:05

2009년 UN PRI초청 사회책임투자 컨퍼런스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회관 강당에서 열려 글렌 손더스 UN PRI 이사가 ‘세계 투자자자의 PRI 가입 동향과 흐름’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2009년 UN PRI초청 사회책임투자 컨퍼런스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회관 강당에서 열려 글렌 손더스 UN PRI 이사가 ‘세계 투자자자의 PRI 가입 동향과 흐름’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사회책임투자 국제컨퍼런스’ 열려
자본주의 성장과정 병폐 ‘돈의 힘’으로 치유
투자대상 기업에 친환경·지배구조개선 등 요구
한국은 시작 단계…사회책임경영 성적도 낮아
“글로벌 기업 중 지속가능보고서를 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사회책임경영과 사회책임투자(SRI)는 글로벌 스탠더드가 됐다.”

2일 한겨레경제연구소와 영국 아이리스(EIRiS), 한국시에스아르(CSR)평가가 공동주최한 ‘사회책임투자 국제컨퍼런스’ 참석차 방한한 피터 웹스터 아이리스 대표는 <한겨레>와 만나 사회 책임 투자는 국제적인 대세임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이제 시작단계이지만, 곧 세계 수준으로 올라서기를 기대한다”고도 했다.

지난 1983년에 설립된 아이리스는 세계적인 사회책임투자 지수인 푸치4굿(FTSE4GOOD) 지수를 총괄하는 리서치기관이다. 웹스터는 아이리스 창립멤버로 사회책임투자 분야의 산증인 중 한명이다. 그는 “최근 각국 정부마다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런 변화를 계기로 사회책임투자가 더욱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 기업에게도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책임투자 펀드는 자본주의가 성장하면서 나타난 병폐를 돈의 힘으로 치유해보자는 노력에서 시작됐다. 투자 여부로 기업에게 친환경과 지배구조개선, 사회적 가치 구현을 요구하거나 주총에 참석해 경영진을 압박하는 직접 행동도 펼친다. 2007년말 현재 미국에서 운용되는 사회책임투자 펀드의 운용규모는 2조7110억달러, 유럽에선 2조6650억 유로에 이른다.

사회책임투자의 국제적 확산 흐름은 ‘유엔 책임투자원칙(UN PRI)’ 가입 기관이 늘고 있는데서도 드러난다. 지난 2006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과 30여개 금융기관장들의 가입으로 시작된 유엔 피아르아이에는 5월말 현재 530여개 기관이 가입해 있다. 유엔 피아르아이는 개별 금융기관들이 투자를 할 때 투자대상 기관의 환경(Environment)과 사회적 가치(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건전성 정도를 평가하고, 해당 기업에게 관련 정보를 공개하도록 요구하거나 의결권 행사를 통해 환경 등의 문제에 적극 대처할 것을 해당 기업을 직접 압박하자는 내용이 뼈대를 이루고 있는 일종의 약속이다.


“사회책임경영·투자는 세계적 대세”
“사회책임경영·투자는 세계적 대세”
사회책임투자 펀드는 도덕적 정당성을 넘어 높은 수익이라는 경제적 효율성을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지난 2004년부터 최근까지 다우존스 산업지수와 다우존스 지속가능지수(DJSI, 다우지수 편입 기업 중 시총 상위 10%에 해당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지속가능성을 평가한 지수)를 비교해 보면, 대체로 다우존스 지속가능지수 수익률이 시장 평균 수익률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웹스터 대표는 “사회책임투자 펀드 투자자들은 여타 투자자 보다 충성도가 높아 수익률이 일시적으로 나빠져도 이탈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 소장은 “지난해 6월 이후 위기 또는 파산을 맞은 전세계 83개 금융사를 분석해 보니, 지배구조 수준과 이해관계자 관리 수준이 파산 여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며 “위기를 예방하는 전략으로서의 사회책임경영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책임투자 펀드가 투자하는 기업들 역시 금융위기에서 더 잘 견뎌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도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관심은 늘고 있지만, 세계적 흐름에 견줘선 아직 걸음마 단계인 게 사실이다. 국내 기업들의 사회책임경영도 미흡한 수준이다. ‘한국시에스아르평가’가 영국 푸치 선진국지수 편입기업의 사회책임경영 평가 데이터를 국내 107개 기업 데이터와 비교한 결과, 국내 기업은 선진국 기업에 견줘 환경이나 기후변화, 뇌물 관련 정책 등에 대한 준비정도가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환경 분야에서 ‘고위험’ 평가를 받은 국내 기업은 53%에 이르렀으나, 푸치선진국지수 편입기업은 35%에 그쳤다. 기후변화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 44%가 ‘고위험’군에 속한 반면, 선진국 기업은 28%에 불과했다. 뇌물 분야에서도 고위험 평가를 받은 국내 기업이 42%로, 28%에 불과한 선진국 기업보다 훨씬 많았다.

양춘승 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는 “사회책임투자 펀드에 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제정이나 적용 수준에 대한 공시가 시급하다”며 “기업들도 사회책임경영과 관련있는 비재무적 정보 공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관련 정보를 공시하도록 정부 차원의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 국내 사회책임투자 펀드는

‘장하성 펀드’ 등 44개 2조원 규모

수익률 높지만 “대형주 위주 차별성 없다” 지적도

국내 첫 사회책임투자(SRI) 펀드는 2001년 삼성투신운용이 내놓은 ‘에코펀드’였지만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사회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사회책임투자 펀드로는 2006년에 나온 기업지배구조개선 펀드를 꼽을 수 있다. 소액주주운동으로 이름을 얻은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운용과 투자 유치에 참여하면서 ‘장하성 펀드’로도 불렸으며, 돈의 힘으로 기업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리 사회에 각인시켰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자료를 보면, 국내에서 운용중인 사회책임투자 펀드는 4월말 현재 44개, 설정액 규모는 2조원 수준이다. 시장 규모는 아직 작은 편이지만, 상당수 펀드들이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2일 펀드 평가사 제로인의 자료를 보면, 지난 1일 기준으로 순자산 10억원 이상 사회책임투자 펀드 14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평균 30.90%였다. 같은 기간 일반 주식형 펀드의 전체 평균 수익률 28.64%보다 높다.

특히 ‘동양 그레이트 컴퍼니(SRI)증권투자신탁1’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41.45%에 이르렀다. 이 펀드의 편입 종목은 지난 3월 현재 삼성전자와 에스앤티(S&T)대우, 포스코, 엘지전자,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이다. 주로 대형주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동양투신운용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기업으로서 지배구조와 경영 및 회계의 투명성, 고용창출 능력 등을 투자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책임투자 펀드에 대해선 아직 명확한 기준을 두고 있지 않은데다 투자 대상이 대형주 위주여서 ‘무늬만 사회책임투자 펀드’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수진 제로인 연구원은 “실제 투자할 만한 기업의 수도 적고, 투자 기준을 세분화해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 회사도 없다”며 “사회책임투자 전문 연구소와 제휴를 맺어 자문서비스를 받아 운용하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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