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경제전망 주요 내용
한은 하반기 경제전망
수출·건설·소비 하락세…확실한 ‘반등 카드’ 안보여
* 더블딥 : 이중침체 현상
수출·건설·소비 하락세…확실한 ‘반등 카드’ 안보여
* 더블딥 : 이중침체 현상
‘상저하고’냐, ‘상고하저’냐?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9년 하반기 경제전망’ 자료에는 힘겨운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 우리 경제의 현주소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한마디로 ‘회복은 회복이되, 그 효과가 크지 않은’ 경기 흐름을 여전히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올해 우리 경제의 기상도를 ‘상저하고’로 이해할 만한 구석도 분명히 있다.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회복의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날 한은은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올해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0.2%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 4월만 해도 하반기 역시 마이너스 성장(-0.6%)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던 한은의 태도가 몇 달 새 상당히 누그러졌음을 알 수 있다. 상반기(-3.4%)에 견주면 성장률이 무려 4%포인트 가까이 높아지는 것이다. 연간 기준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피하긴 힘들지만, 감소폭은 1.6%에 그칠 전망이다. 몇 달 전만 해도 성장률이 최대 -4%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울한 전망들이 국내외 연구기관들로부터 나왔던 점에 견주면 상당한 성과다.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집행 등에 힘입어 우리 경제가 상당히 선방하고 있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하지만 섣부른 낙관론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들이 수두룩하다. 특히 전문가들은 미세한 경기 흐름의 연속성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오히려 전 분기에 견준 변화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송태정 우리금융지주 경영전략실 수석연구원은 “현재의 상황은 지난해 하반기의 쇼크 수준에서 벗어나는 정도의 반등 단계일 뿐,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한다. 지난해부터의 급락세에서 벗어난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그 회복속도는 극히 미약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전기 대비 기준으로 보면, 올해 우리 경제가 오히려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세가 약해지는 ‘상고하저’의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도 크다. 한은은 전기 대비 기준 성장률이 상반기 1.2%에서 하반기엔 0.3%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강력한 회복세를 이끌 확실한 카드가 없는 게 문제다. 2분기 중 반짝 살아났던 민간소비는 하반기엔 상반기에 견줘 0.2% 떨어질 전망이다. 상반기 성장세를 이끌었던 건설투자 역시 하반기엔 0.6% 감소로 되돌아갈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수출이다. 기업들의 실제 실적을 반영하는 원화 기준 수출은 하반기 들어 큰 폭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 원-달러 평균 환율을 1200원으로 잡을 경우 수출은 7.5% 줄어들고, 원-달러 환율이 1100원까지 떨어지면 감소폭은 15.2%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사정을 반영해 한은 역시 상당히 조심스런 태도를 지키고 있다. 이상우 한은 조사국장은 “(전기 대비 기준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전제로 하는 더블딥(이중침체)의 가능성은 거의 배제하고 있다”면서도 “2분기의 높은 실적은 일시적 측면이 강한데다 여전히 하반기에도 성장세가 미약하고 불확실성이 커 바닥이 언제라고 얘기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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