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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주식·부동산 ‘열기’…자산 ‘빈익빈 부익부’

등록 2009-08-11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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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까지 주택담보대출 작년 증가액에 육박
위기뒤 자산급반등 땐 양극화 더 심해질 듯




풀리는 경기 커지는 자산격차 ①

2009년 여름. 대한민국 자산시장은 이미 경기침체의 흔적을 말끔히 지워버린 모습이다. 지난해 가을부터 맥없이 곤두박질치던 경기를 떠받치느라 시중에 내다 푼 막대한 자금은 투자와 고용 등 실물부문을 비켜나 자산시장을 뜨겁게 달구는 ‘실탄’으로 고스란히 되돌아왔다. 자산시장에 낀 거품이 꺼지면서 바닥으로 추락했던 우리 경제는 설비투자가 바닥을 기고 고용시장엔 한파가 여전한데도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의 가파른 상승 덕에 경기회복의 기운을 만끽하는 중이다.

자산시장으로 흘러드는 자금 행렬은 좀체 끊이지 않는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은 모두 3조7000억원이나 늘어났다. 이로써 올해 들어 7개월 동안 늘어난 주택담보대출은 모두 22조500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증가분(24조7000억원)에 육박했다. 특히 올해 주택담보대출 증가 속도는 집값이 폭등했던 2006년보다 더 빠르다. 한은 금융시장국 관계자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는 매달 평균 3조원씩, 그리고 6월과 7월엔 각각 4조원 넘게 주택담보대출이 늘었는데, 이는 2006년 당시에도 없던 극히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말까지 2006년 연간 증가액(29조8000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무척 높다”고 말했다.

시중자금이 실물부문으로 흘러들지 않고 고수익 투자처를 찾아 돌아다니는 단기부동화 현상도 더욱 뚜려해지고 있다. 한은은 지난 6월의 협의통화(M1) 잔액(평잔 기준)이 362조11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18.5% 늘었다고 발표했다. 2002년 8월(20.3%)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로, 올해 1월(8.3%)에 견줘 증가 속도가 갑절을 넘어섰다. 협의통화란 현금통화에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을 더한 단기 성격의 자금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자산시장 열기는 경기회복에 대한 ‘착시’를 안겨다 줄뿐더러, 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한다. 경제위기 뒤의 자산시장 급반등은 상·하위 계층 사이에 ‘자산 격차’의 골을 메울 수 없는 수준으로 깊게 판다. 하루가 다르게 들끓어오르는 자산시장의 열기 뒤편에서, 바로 ‘가진자’와 ‘못가진자’의 운명을 가르는 경계선이 선명하게 그어지고 있는 것이다.

유경원 보험연구원 금융제도실장은 “자산 격차가 벌어지면 다시 자산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소득 격차마저 더욱 벌어지므로, 출발선상의 과도한 불평등을 낳는 조건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위기를 거치면서 자산 양극화가 아예 우리 사회에 치유하기 힘든 구조적 현상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 의식적으로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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