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
값싼택지…분양가 인하 ‘기대’
더 커진 부채·조직 화합 ‘난제’
더 커진 부채·조직 화합 ‘난제’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통합한 ‘한국토지주택공사’가 1일 공식 출범한다. 통합 논의가 시작된 이후 16년, 1998년 통합 결정이 내려진 지 11년 만이다. 통합공사는 자산규모 105조원이 넘는 국내 최대 공기업으로, 국내 기업집단 가운데 삼성그룹(175조원), 한국전력(117조원)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자산 규모를 갖추게 됐다.
이지송 토지주택공사 사장은 “공익과 국민중심으로 경영체제를 새롭게 해 국민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총체적인 변화와 개혁을 통해 공기업 선진화의 성공사례를 만들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주공과 토공은 그동안 택지개발과 국가균형발전 등 일부 업무 영역이 중복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통합으로 이런 영역을 없애고 택지개발과 주택건설을 일원화함으로써 3% 가량의 분양가 인하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공사는 좀더 값싼 택지와 주택 공급과 함께 서민주거 안정을 위한 보금자리주택 건설에 역량을 집중하고, 토지은행, 국외 새도시 개발, 국토광역개발 등 국가 정책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통합 뒤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통합공사는 무려 86조원의 부채를 안고 출범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주공이 52조원, 토공은 34조원의 빚을 지고 있다. 이 가운데 이자를 치르는 금융부채만 55조원이다. 한나라당 유정복 의원이 국토해양부에서 받은 ‘토공·주공 통합을 위한 자산실사 및 재무분석 종합보고서’를 보면, 2014년에는 통합공사의 부채가 198조원으로 불어나는 것으로 돼있다. 빚이 줄기는 커녕 부실이 심화한다는 얘기다.
통합공사 출범의 명분이 효율성 제고인 만큼 내부 구조조정도 피할 수 없는 과제다. 통합공사는 현재 인력(7367명)의 24%(1767명)을 2012년까지 단계적으로 줄일 계획이다. 이런 조직 슬림화와 더불어 기존 두 기관간 조직 화합도 난제다. 공사는 전직원 연봉제와 업무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보직의 수직·수평 교차배치, 직원융화 프로그램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통합공사는 공식 명칭을 ‘엘에이치(LH)’로 일원화한다고 밝혔다. 엘에이치는‘토지와 주택(land & housing)’ ‘삶과 인간(life & human)’ ‘사랑과 행복(love & happiness)’의 의미를 담고 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주·토공 통합 추진 일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