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대림산업 직원들이 온라인으로 진행된 70돌 기념식을 보면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댓글을 달고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 대림산업 제공
대림산업 창립 70돌 온라인 기념행사
녹색경영 비전 선포
녹색경영 비전 선포
대림산업이 지난 9일 창립 70돌을 맞아 온라인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날 서울 종로구 본사 직원들은 사무실에서 컴퓨터 화면을 통해 생일잔치를 즐겼다. 널찍한 강당에 외부 초청인사와 임직원들을 모아놓고 성대하게 기념식을 열었던 예년과 다른 모습이다. 이준용 명예회장은 “변화에 적응하고 한발이라도 앞서나가고픈 우리의 염원이 포함된 것이라면 시도 자체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휴대전화로 찍은 기념 사진과 직접 만든 유시시(UCC) 동영상을 온라인 게시판에 올렸다. 상품개발팀의 이시경씨는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고,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직장동료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더 뜻 깊은 행사였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이날 인터넷을 통해 대내외에 ‘녹색경영’ 비전을 알렸다. 현강엽 홍보팀 부장은 “특정한 장소에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모여 기념행사를 진행하게 되면, 차량 배기가스 등으로 이산화탄소를 과하게 배출하지 않느냐”며 “이해욱 부사장의 제안으로 녹색경영을 실천하는 뜻에서 온라인 기념식을 연 것”이라고 말했다.
녹색경영 비전을 이루기 위해 앞으로 대림은 인력, 제도, 정보기술(IT) 시스템 등을 정비해 나가기로 했다. 앞서 올 초부터 국내외 현장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회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회상회의 시스템을 구축했고, 종이 사용을 줄이기 위해 ‘페이퍼리스’(Paperless) 시스템을 만들고 메신저로 결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자택에서 인터넷으로 업무가 가능한 ‘가상 사무 시스템’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용구 대림 회장은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변화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필수적으로 극복해야 하는 새로운 도전이자 또 다른 기회”라고 말했다.
지난 1939년 건설·자재 판매회사로 첫 발을 내디딘 대림산업은 현재 시공능력 5위로 국내 건설사 가운데 가장 오래된 기업이다. 세계 100대 기업 가운데 30년 이상 생존한 기업이 30%대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70년 역사의 대림산업은 장수기업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선 대림의 장수 비결로 ‘한우물 경영’을 든다. 1980년대 많은 기업들이 사세 확장을 위해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 때도 대림은 기술연구소를 세워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등 내실을 다졌다.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도 비결로 꼽힌다. 대림은 외환위기 당시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을 펼쳐 흑자기업까지 포기하며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건설업 최고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했다.
국내 처음으로 베트남에 진출해 외화를 벌어들였으며, 역시 첫 진출한 중동에서 해외 플랜트 수출 1호의 기록도 갖고 있다. 경인·경부·호남고속도로 건설에 참여했으며, 포항제철과 세종문화회관, 국회의사당,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 등을 시공했다. 2000년 2월에는 국내 첫 브랜드 아파트 ‘이(e)-편한세상’을 선보여 그해 아파트 인지도를 40% 끌어올려 업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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