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사이의 긴장 고조 탓에 주가가 폭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른 25일 오후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외환딜러들이 거래를 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뒤편 시황판에 전날보다 44.10 내린 코스피지수와 35.5원 오른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유럽발 위기 겹쳐…코스피 2.75%↓ 환율 35.5원 ↑
유럽 재정위기에 북한의 전투태세 돌입 명령 소식이 더해지면서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폭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심리적 공황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2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4.10(2.75%) 내린 1560.83으로 마감했다. 외국인들이 5868억원어치를 팔아 폭락장을 주도했으며, 연기금 등 국내 기관이 5346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힘에 부쳤다. 코스닥지수는 2009년 4월28일 이후 최대 하락폭인 26.60 떨어지면서 연중 최저치인 449.96으로 마감했다.
증시 분석가들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나 두바이 사태 당시, 하루에 지수가 100~85 정도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폭락은 아니라면서도 1500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악재가 한꺼번에 몰아치면서 증시가 심리적 패닉 상태에 빠졌다”며 “밑바닥이 1500선으로 한 번 더 밀려날 것 같다”고 말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아시아 증시가 전반적으로 2% 정도 빠졌는데, 우리나라는 북한 전쟁 준비 소식으로 1% 정도 더 빠졌다”며 “미국 금융 규제, 유럽 재정위기,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 삼재가 겹쳐 시장 심리가 불안정한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35.50원 오른 1250.00원으로 마감했다. 종가가 1250원대인 것은 지난해 8월19일(1255.80원) 이후 처음이다. 환율은 최근 4거래일 동안 103.40원 급등했다.
이날 유럽 증시 주요지수들도 2~4% 급락하고,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개장하자마자 2% 넘게 추락하며 1만선이 무너졌다. 외신들은 유럽 재정위기에 더해진 한반도의 긴장 상황이 폭락 장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이재성 김수헌 이본영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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