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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하나 ‘금융그룹 3위’ 눈앞…자금조달이 관건

등록 2010-11-23 20:17수정 2010-11-24 08:51

하나금융지주, 외환은행 인수 결정(※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24일 이사회 의결 거친뒤
‘먹튀’ 논란 론스타와 계약
최소 3조 외부 조달해야

자본건전성 악화 우려에
외환 임직원 반발도 거세
하나금융지주가 24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외환은행 인수를 공식 의결한다. 200조원대의 자산을 보유한 하나금융이 116조원대의 외환은행을 인수하게 되면 단숨에 자산규모 3위의 금융그룹으로 올라서게 된다. 그러나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찮다. 당장 인수합병에 반대하는 외환은행 임직원들의 반발이 거센데다 5조원에 이르는 인수자금을 조달하는 방안도 쉽지 않은 문제다.

하나금융지주는 23일 “24일 열릴 이사회에서 외환은행 인수 안건을 확정한 뒤 오후 2시께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이사회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미국으로 출국해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와 매매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인수 가격은 4조6000억~4조8000억원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은 25일께 금융위원회에 자금 조달방안을 포함한 외환은행 지분 인수 안건을 승인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외환은행 인수 안건 승인 과정이 석달가량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시점은 내년 2~3월이 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 51.02%에 대한 인수 가격으로 애초 4조6000억원 수준을 제시했지만, 최근 추진되고 있는 현대건설 매각 이익 등을 고려해 인수 가격이 조금 오를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 지분 6.25%를 보유한 수출입은행이 대주주와 같은 가격에 지분 매도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태그 어롱)를 행사해 인수 대상 지분 규모가 57.27%로 늘어나면 인수자금은 5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하나금융이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데 적잖은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유상증자가 여의치 않다. 1대 주주였던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일괄매각(블록세일)으로 인한 할인을 감수하면서까지 모든 지분을 팔아치운 데 이어, 최대주주로 올라선 골드만삭스마저 지분을 처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은 일단 기존주주 대상의 유상증자는 하지 않기로 했다.

유상증자를 하지 않을 경우 인수자금 대부분을 그룹내 계열사와 외부에 의존해야 한다. 하나금융의 구상은 5조원에 이르는 인수자금 가운데 2조원은 자체 조달하고 3조원을 외부에서 마련하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은행을 빼면 다른 계열사에서 끌어올 자금이 별로 없는 상태여서, 하나은행의 자본건전성이 나빠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해 상환우선주 등을 발행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으나, 이 경우 하나금융의 이중 레버리지 비율(금융지주사의 차입을 통한 자회사 출자 비율)이 117%(1등급)에서 150%(4등급) 이상으로 치솟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

자회사 편입 승인권을 쥐고 있는 금융감독 당국이 하나금융의 부채 비율과 이중 레버리지 비율,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등을 어떻게 판단할지도 관심사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인수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환은행이 매각될 경우 이를 둘러싼 논란도 다시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은행 임직원들의 반발도 중대 변수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하나금융의 인수를 강력히 저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경영진까지 나서 하나은행 반대 투쟁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윤종호 대기업사업본부장, 김지원 재무본부장 등 외환은행 부행장 7명은 22일 내부 게시판에 띄운 ‘외환은행 엠엔에이(M&A) 관련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성명을 통해 노조와 행동을 같이할 것을 다짐했다. 또 하나금융의 실사를 도운 것으로 드러난 2명의 부행장이 노조에 사표를 제출하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노조에 사표를 냈다는 게 상징적인 차원이긴 하지만, 내부의 험악한 분위기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은 “외환은행을 인수하더라도 하나은행과 합병하지 않고 1지주사 2은행 체제 방식으로 운영하며 시너지를 낼 계획”이라며 “외환은행의 이름도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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