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형 MA 시장 현황
설연휴뒤 대한통운 매각…롯데·CJ·포스코 군침
하이닉스, 실적개선 힘입어 다시 주인찾기 나서
대우조선해양·대우일렉 등도 매각절차 잰걸음
하이닉스, 실적개선 힘입어 다시 주인찾기 나서
대우조선해양·대우일렉 등도 매각절차 잰걸음
설 연휴가 끝나면 대형 인수합병(M&A)이 본격 궤도에 오른다. 시장에는 다음달 대한통운을 시작으로 하이닉스, 현대건설, 대우조선해양 등 굵직굵직한 매물들이 줄을 서 있다. 매각 대상 기업 대부분이 외환위기 이후 10년 넘게 표류를 거듭해온 대형 매물들로, 지난해 실적 호조에다 올해 채권단의 매각 의지도 강해 성사 가능성이 어느해보다 높은 편이다.
■ ‘대한통운 매각’ 2월 개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자체 구조조정 차원에서 매각 방침을 밝힌 대한통운의 경우, 채권단의 적극 협조 아래 2월부터 매각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9일 기자 간담회에서 “대한통운 매각에 대한 채권단 합의가 모두 끝났다”며 “2월 안에 매각 주간사를 선정하고 매각공고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민 회장은 “물건이 워낙 좋으니까 여러 대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서 공개경쟁 대신 제한경쟁을 검토하고 있다”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대한통운 인수에 관심을 표명한 대기업은 롯데, 씨제이(CJ), 포스코 등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들 대기업들이 대한통운을 인수하면 별도의 시설 투자 없이 자기들 물량만 실어도 회사 가치가 크게 올라간다”며 “매각이 시작되면 다들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한통운은 아시아나항공 등 금호그룹이 25.53%, 산업은행 소유의 대우건설이 23.95%의 지분을 갖고 있다.
■ 하이닉스, 꽃 피는 봄이 오면 하이닉스는 지난 2009년 효성그룹이 인수의향서(LOI)까지 제출했다가 철회한 뒤 매각 작업이 표류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엘지그룹으로의 매각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최근 엘지그룹이 가능성을 일축함에 따라 다시 미궁에 빠졌다. 그러나 지난해 2조6560억원의 당기순이익(잠정)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어 매각 전망이 한층 밝아졌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들이 결산과 주총을 끝내는 봄이 되면 새로운 걸 할 수 있을 것”이라며 “3월 말까지는 매각 방법에 대한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사모펀드(PEF)를 구성해 채권단이 갖고 있는 지분을 한시적으로 매입하고, 출자 등을 거쳐 원매자가 나타나는 대로 매각하는 방안 등 인수 문턱을 낮추는 방안을 여럿 검토하고 있다. 하이닉스의 채권단 지분은 외환은행 7.3%, 정책금융공사 5.5% 등이다.
■ 그밖의 대형 매물들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대한통운 매각이 끝나는 대로 대우조선해양 매각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시장에 대형 매물이 많아 제값을 받으려면 순서 조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의 경우 현대그룹이 채권단을 상대로 낸 ‘양해각서(MOU) 취소 처분 무효 소송’의 항고심 심리가 설 연휴가 끝나는 대로 열릴 예정이다. 채권단은 이와 별도로 2월20일까지 현대자동차그룹의 실사를 거쳐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작업 중단 위기에 처했다고 알려진 대우일렉 매각도 다시 정상화의 길을 걷게 됐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란의 전자제품 유통회사인 엔텍합 그룹이 최근 국내 금융회사들이 참여한 투자확약서(LOC)를 채권단에 제출했다”며 “매각 절차를 정상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엔텍합이 엘오시 제출 1차 시한이었던 지난해 12월7일까지 제출하지 못하자, 2월7일까지 기한을 연장해 준 바 있다. 지난 2004년 워크아웃을 졸업한 쌍용건설도 올해 엠앤에이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건설경기 상황을 봐서 언제든지 매각 작업에 시동을 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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