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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원-달러 환율 연중최저…정부는 물가잡으려 ‘관망’

등록 2011-07-04 20:19수정 2011-07-04 22:05

그리스 구제금융 집행 승인 등 달러 약세 부추겨
정부, 물가안정 위해 개입 자제…추가하락 예상
원-달러 환율이 5일 연속 하락하면서 연중 최저점을 갈아치웠다. 그리스 사태에서 촉발된 유럽 재정 우려와 미국 경기 회복 둔화 등 대외 위험요인이 한풀 꺾인 것도 있지만, 외환당국이 물가 안정을 위해 개입에 나서지 않은 이유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10원 내린 1063.5원에 마감됐다. 지난 5월2일 기록한 연저점 1065원을 두 달 만에 경신한 것으로, 2008년 8월22일(1062.5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 하락(원화강세)은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그리스에 제공하기로 약속한 구제금융 집행을 승인하면서 미국 달러화가 유로화에 견줘 약세를 보였고, 유럽중앙은행이 이번주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보탰다. 여기에 미국 주가가 4영업일 연속 상승하면서 코스피가 상승 출발한 것도 환율 하락을 부추겼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나흘간 20원 가까이 떨어질 정도로 하락세가 가파르다. 그러나 외환당국의 매수 개입은 눈에 띄지 않는 모습이다. 외환전문가들은 정부가 물가를 잡기 위해 외환 개입 정도를 낮춘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뒤 물가안정에 좀더 무게중심이 실리고 있는데, 부동산 가격이나 가계이자 부담 증가 등 충격을 줄 수 있는 금리인상보다 환율에 더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정부는 지난달 30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물가안정’을 위해 구체적 과제로 ‘거시정책의 안정운용’을 꼽은 뒤 시중유동성 관리와 함께 ‘환율의 시장 결정’을 강조했다. 정부는 “환율은 대외불안 요인 등에 따른 급변동을 완화하되, 외환수급과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따라 ‘시장에서 결정’되도록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발표했던 ‘2011년 경제정책방향’에는 물가안정과 관련해 환율을 언급한 부분은 없었다.

시중은행 한 외환딜러는 “외환시장에서 정부의 힘은 막강하다”며 “원-달러 환율이 연저점을 깼는데도 외환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건 정부의 환율 기조에 변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에서 달러약세가 해소되지 않는 한 추가적인 환율 하락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1050~1060원대에서 박스권이 형성될 것으로 본다”며 “올 하반기 평균 환율은 1040원 선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중에 102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환율 하락은 물가에 긍정적이지만 수출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한국은행은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5%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때 연간 경상수지는 70억달러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정부가 원-달러 환율 하락을 용인하는 것은 원-엔 환율이 높은 수준이라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기업 수익성에 영향을 주지만, 수출물량과 매출은 원-엔 환율에 더 영향을 받는다.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2007년엔 원-엔 환율이 790원대였지만, 지금은 1340원대로 높아 환율 하락이 경쟁력을 크게 약화시키지 않을 것으로 정책당국이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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