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급등과 기록적인 무역흑자, 달러 약세 현상에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048원대까지 떨어졌지만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1050원선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그러나 환율하락(원화강세)은 폭과 속도의 문제일 뿐 당분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에선 연말이나 내년엔 1000원선이 붕괴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0원 내린 1050.5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장중 한때 1048.9원까지 하락해 연저점을 경신했다. 하지만 외환당국의 개입성 물량 출회로 하락폭이 제한됐다. 환율이 1048원대까지 떨어진 것은 2008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시중은행 한 외환딜러는 “외환당국이 장 초반부터 개입을 지속하며 환율 하락세를 제어한 것으로 보인다”며 “개입이 없었다면 1040원대 중반까지 떨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7월 소비자 물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7월 무역수지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이날 환율 하락을 부추겼다. 외환당국이 물가 억제를 위해 환율의 추가 하락을 용인할 것이라는 기대와 무역흑자로 달러 공급이 우위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작용한 것이다. 미국 여야가 국가부채한도 증액 조정에 합의해 글로벌 달러 약세 우려를 어느정도 불식시켰지만 원-달러 환율 하락을 제어하진 못했다.
신민영 엘지경제연구소 경제연구실장은 “900원대에 진입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올해 안에 일시적으로 1000원선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노무라증권은 내년 4분기엔 96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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