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대비 수출·입 비중 110%…세계경제 충격파에 취약
한국의 대외 의존도가 2008년 금융위기 때 수준으로 높아졌다. 최근 미국과 유럽발 경제위기로 세계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질 경우 그 충격파가 고스란히 국내로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국은행 통계치를 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과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110.1%로 2008년 4분기 114.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총생산 대비 수출입 비중은 대외 의존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이 비중은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4분기에 114.6%로 정점에 이른 뒤 2009년 1분기 99.5%로 꺾였으며 2009년 2분기 93.0%, 2009년 3분기 95.1%, 2009년 4분기 95.6%로 90%대를 유지했다. 그러다 2010년 2분기 103.0%로 다시 100%를 넘어선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의 대외 의존도는 다른 나라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2009년 기준 연간 국내총생산 대비 수출입 비중은 95.9%로 일본(24.8%), 미국(25.1%), 중국(49.1%), 영국(57.7%), 독일(76.7%)에 비해 크게 높아 세계 최고 수준이다. 또 2010년에는 수출이 크게 호조를 보이면서 연간 비중이 102.0%로 전년보다 높아졌다.
대외 의존도를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인 국민총소득(GNI) 대비 총수출입 비중 역시 같은 흐름을 보였다. 국민총소득 대비 총수출입 비율은 2008년 110.7%로 연간 기준 사상 첫 100%를 넘어섰다가 2009년에는 98.8%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105.3%로 다시 반등했다. 올해 1분기에는 112.8%로 2008년 4분기 117.9% 이후 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내수시장이 취약한 상태에서 수출에 의존에 경제성장을 이뤄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라 밖 경제 상황에 따라 국내 경제가 출렁거리는 취약한 구조라는 뜻이다. 이번 금융위기 조짐 뒤 다른 나라들에 비해 한국의 금융시장이 유독 더 불안했던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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