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맹희(81·왼쪽) 전 제일비료 회장, 이건희(70) 삼성그룹 회장
“건희가 어린애 같은 발언
자기 욕심만 챙겨” 비난
이숙희씨도 보도자료 내
“재산분할 완료는 거짓말”
자기 욕심만 챙겨” 비난
이숙희씨도 보도자료 내
“재산분할 완료는 거짓말”
고 이병철 삼성 선대 회장의 유산을 “한 푼도 내줄 생각이 없다”는 셋째 아들 이건희(70) 삼성전자 회장에게, 첫째 아들인 이맹희(81) 전 제일비료 회장이 ‘동생의 탐욕에서 이번 소송이 비롯됐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유산분배를 둘러싸고 형제간 감정의 골이 깊게 파이는 모양새다.
이맹희 전 회장은 23일 소송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화우를 통해 ‘이건희 회장의 발언에 대한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내어 “건희가 어린애 같은 발언을 하는 것을 듣고 몹시 당황했다. 앞으로 삼성을 누가 끌고 나갈 건지 걱정이 된다”고 밝혔다. 이날 보도자료에는 이런 뜻을 담은 이맹희 전 회장의 육성파일도 담겨 있었다.
이맹희 전 회장은 상속 분쟁의 시작이 이건희 회장의 차명재산 때문임을 강조했다. 그는 “건희는 현재까지 형제지간에 불화만 가중시켜왔고, 늘 자기 욕심만 챙겨왔다”며 “한 푼도 안 주겠다는 그런 탐욕이 이 소송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소송은 내 뜻이고 내 의지”라며 “나는 삼성을 노리고 이런 소송을 하는 것이 아니고, 진실을 밝혀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이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맹희 전 회장의 이런 발언은 이번 소송의 배후에 씨제이(CJ)그룹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한 답변으로 풀이된다.
선대 회장의 둘째 딸로 함께 소송을 낸 이숙희(77)씨 역시 보도자료를 내고 동생인 이건희 회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숙희씨는 “‘수준 이하의 자연인’이라는 (이건희 회장의) 발언은 자신의 형과 누나인 우리를 상대로 한 ‘막말’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며 “나는 차명주식의 존재도 몰랐기 때문에 차명주식에 대해 일체 합의해준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선대 회장 때 재산분할이 완료되었다는 건 거짓말”이라며 “나는 이건희 회장의 재산을 뺏으려는 게 아니라 25년간 숨겨왔던 내 재산을 되찾으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송 관계자의 양쪽 입장이 모두 밝혀진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이건희 회장과 이맹희 전 회장의 ‘헌법재판소’ 발언이 이 사건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이맹희 전 회장은 이날, “대법원이 아니라 헌법재판소까지 가겠다”는 지난 17일 이건희 회장의 발언에 대해 “이게 헌법재판소까지 갈 일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따라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일정 기간 안에 행사하지 않으면 권리가 소멸되는 기간)이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는 날로부터 10년’으로 바뀜에 따라 이건희 회장이 무턱대고 제척기간이 지났다고 주장할 수 없게 됐다”며 “이건희 회장의 헌법재판소 발언은, 변호인단으로부터 이런 내용의 보고를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맹희 전 회장 쪽은 차명주식의 실명 전환이 이뤄진 2008년 12월을, 이건희 회장은 선대 회장이 숨진 1987년을 상속권 침해일로 주장하고 있다.
한편 삼성 쪽 소송대리인인 윤재윤 변호사는 “소송과 관련해서는 지난번 다 말씀을 드렸다”며 “이건희 회장의 발언은 삼성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윤 변호사는 “이는 재판절차 안에서 모두 밝혀질 것”이라며 “이달 안에 준비서면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황춘화 김진철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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