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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속도 못 내는’ 상생보증 대출

등록 2013-02-07 19:58수정 2013-02-07 20:53

저신용 중소기업 지원 취지 불구
금융위, 높은 보증기준 완화 안해
대기업도 1차 협력업체 위주 추천
작년4월 이후 대출실적 거의 없어
대-중소기업 상생 차원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대기업 협력업체의 자금지원을 돕기 위해 마련된 ‘상생보증 대출 활성화 방안’이 보증기준 완화 문제 등을 둘러싼 대기업과 금융당국의 이견으로 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경기악화로 경영난에 시달리며 급한 불을 꺼야 하는 영세기업들이 갈수록 늘고 있지만 정작 필요할 때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7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상생보증대출 재원 1조7000억원 가운데 지금까지 지원된 금액은 2900여억원으로 17.1%에 불과하다. 그나마 지난해 4월 이후에는 지원실적이 거의 끊긴 실정이다. 상생보증 대출은 자금난에 빠진 대기업 협력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09년에 정부가 마련한 제도다. 대기업과 은행이 같은 금액씩을 출연하는 방식으로 기금을 조성한 뒤, 이를 재원으로 신용보증기금 등 보증기관의 100% 지급보증을 통해 협력업체에 대출금을 지원한다. 보증기관이 100% 보증을 선만큼 금리가 통상 은행 대출보다 1~4%포인트가량 싼 연 4.5~5.5%로 자금을 빌릴 수 있다.

그럼에도 지원실적이 저조했던 건 대기업이 협력업체 추천권을 갖다 보니 자금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1차 협력업체들 위주로 추천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대기업의 소극적 자세와 중소협력 업체의 제도에 대한 정보 부족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자 지난해 4월 추가 대책마련에 나섰다. 이후 지원대상을 협약에 참여한 9개 대기업은 물론 동반성장평가대상기업인 100개 대기업의 2·3차 협력업체까지 확대하고, 은행과 보증기관에도 추천권을 주는 활성화 방안을 지난 9월 내놨지만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대기업이 요구한 보증기준 완화 문제다. 대기업들은 자신들이 추천한 1차 협력업체도 보증기준 미달로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협력업체를 확대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태도다. 반면 금융위는 보증기준을 특정 제도에만 낮출 수 없다는 이유로 주저하느라 시간을 허비한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기업이 추천한 기업 가운데 매출이나 부채 등 재무구조가 보증 기준에 미달한 곳이 더러 있었다. 앞으로는 성장가능성과 매출안정성 등을 고려해 이들 기업에 가점을 주는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기업이 추천한 협력업체 명단 100곳 가운데 실제 자금 지원을 신청한 곳은 20곳에 불과했다. 대기업이 추천을 남발하는 경향이 있다”고 못마땅해 했다.

양쪽의 공방을 두고 일부에선 “대기업과 금융당국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대기업은 직접적인 거래관계가 없는 2·3차 협력업체까지 자기네 돈을 지원하는 게 마뜩찮다는 반응이고, 금융위는 보증기관이 부실화될 경우 일게 될 책임론을 피하기 위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위가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해 적극성을 보이지 않아서 진도가 나가지 않은 측면이 강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민주화와 중소기업을 강조하다보니 뒤늦게 관심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박 당선인은 인수위 토론회에서 중소기업 자금난을 두고 “정부가 자금지원 확대를 약속했는데 정작 금융기관은 재무지표를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등 형식적인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더라”며 관련 부처 태도를 문제 삼은 바 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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