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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혁신기업 등 20여단체 한곳에…‘사회경제적 허브’ 꿈 피어난다

등록 2013-04-18 19:48수정 2013-04-18 23:12

17일 서울 은평구 녹번동 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사회혁신가들이 ‘열린책장’에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다. 아랫줄 왼쪽부터 구자덕 비영리단체 아이티지원센터 운영위원장, 임병걸 커피큐브 대표, 이은애 센터장, 한사람 건너뛰어 강원재 ‘○○은 대학’ 제1소장, 이학종 모티브하우스 팀장, 소셜메이트 솜의 장민경 감사.
17일 서울 은평구 녹번동 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사회혁신가들이 ‘열린책장’에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다. 아랫줄 왼쪽부터 구자덕 비영리단체 아이티지원센터 운영위원장, 임병걸 커피큐브 대표, 이은애 센터장, 한사람 건너뛰어 강원재 ‘○○은 대학’ 제1소장, 이학종 모티브하우스 팀장, 소셜메이트 솜의 장민경 감사.
99%의 경제서울 녹번동 사회적경제지원센터·청년일자리허브
커피찌꺼기 재활용 `‘커피큐브’
온라인모금 플랫폼 개발 ‘텀블벅’
환경생태교육 ‘에코서당’
청년취업 지원 ‘레디앤스타트’
홍보·회계 도움 ‘소셜메이트 솜’ 등
‘함께 모여 일하는 효과’ 기대
“사회적기업·협동조합·마을기업 등
벽 허물어 네트워크 촉진”
우리나라에서 한해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는 27만t. 거기에서 9만2천t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경제적 손실 총액이 7600억원에 이른다. 대기업 직원인 임병걸(35)씨가 커피 찌꺼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해결책을 찾아냈다.

“학교 미술시간에 조각용으로 쓰고 버리는 비누가 1년에 10만개 이상이라고 해요. 아이들이 잘못 입에 댈 수도 있고, 환경도 해쳐요. 커피큐브(커피 찌꺼기로 만든 네모 조각)로 대체하는 겁니다. 찌꺼기를 재활용할 수 있고, 먹어도 해롭지 않아요. 1만원이 넘는 친환경 교재보다 가격도 훨씬 싸지요. 1개 값이 400원에 불과해요.”

유명 대기업 직원인 임씨가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한 ‘커피큐브’를 개발한 것은 2008년. 식품첨가물 13종을 넣고 물로 반죽하는 공정이었다. 단순하지만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발명품이었다. 2011년에는 국내외 특허를 모두 받아냈다. 특히, 커피큐브는 점토와 같은 성질의 ‘커피 점토’여서, 아이들 미술 교재로 안성맞춤이었다. 지난해에는 부엉이 모양을 직접 디자인해 고무 틀로 제작한 ‘씨울’ 캐릭터를 커피 전문점에서 판매하기도 했다. 시장 반응도 좋았다.

임씨는 2006년부터 다니던 회사를 최근 그만두기로 하고, 이달 11일 개관한 서울 은평구 녹번동의 사회적경제지원센터(옛 질병관리본부) 안에 새 둥지를 마련했다. 지난해 서울시의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최우수 9개팀으로 선정되면서, ‘혁신발전소’라 이름붙인 센터의 사무공간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지금은 커피큐브 창업 절차를 밟고 있다.

“장애인이나 독거노인의 일자리 창출에도 커피큐브가 괜찮은 것 같아요. 어르신들이 작은 고무 틀로 시간당 50개 정도의 ‘씨울’ 캐릭터를 쉽게 만들 수 있거든요. 종이 줍는 일보다 훨씬 높은 수입을 올릴 수 있습니다.”

사회적경제지원센터(대표 이은애 전 씨즈 이사장)에는 커피큐브 말고도 10개가 넘는 ‘사회적혁신기업’과 협력파트너, 단체들이 들어서 있다. 같은 건물 안에 자리한 청년일자리허브(대표 전효관 전 서울시 하자센터 대표)에도 청년사업체 10곳이 입주해 있다. 온라인 모금 플랫폼을 개발하는 ‘텀블벅’, 환경생태교육을 하는 ‘에코서당’, 청년취업을 지원하는 ‘레디앤스타트’, 공동체에 기반한 작품을 개발하는 ‘참새의상실’ 등이 참신한 공공혁신 프로젝트를 구현한다.

커피찌꺼기 재활용 `‘커피큐브’
온라인모금 플랫폼 개발 ‘텀블벅’
환경생태교육 ‘에코서당’
청년취업 지원 ‘레디앤스타트’
홍보·회계 도움 ‘소셜메이트 솜’ 등

‘함께 모여 일하는 효과’ 기대
“사회적기업·협동조합·마을기업 등
벽 허물어 네트워크 촉진”

서울시에서는 ‘함께 모여서 일하는 네트워크의 효과’를 크게 기대한다. ‘○○은 대학’이라는 청년네트워크의 강원재(45) 제1소장은 “여기에서는 함께 협력하고, 그러면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활짝 열려 있다. 서로 네트워크 하는 데에서 문제해결의 지혜를 많이 얻게 된다”고 말했다. ‘○○은 대학’은 ‘마포는 대학’, ‘구로는 대학’ 같은 식으로 각 지역에 뿌리를 둔 ‘대학’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간다. 평범한 주민의 숨은 자질을 발굴해 지역의 공유자원으로 살려낸다. 벌써 2명 정도의 상근자를 둔 ‘대학’이 마포와 구로 이외에 성북, 강화, 부천, 부평 등 6곳으로 늘어났다.

“마당을 예쁘게 가꾸는 할머니, 순무김치 잘 담그는 할머니, 토박이 복덕방 할아버지를 우리 대학의 교수로 위촉하고, 말씀하실 기회를 만들어 드리지요. 최고의 교수님들이 탄생합니다. ‘누구나 가르치고 어디서나 배운다’는 게 우리의 모토예요.”

지역 재래시장에서 시장지도를 만들고 축제를 운영하는 등의 수익사업도 발굴하고 있다. “우리 ‘대학’의 청년들은 자기가 맡은 지역에서 ‘마을 교수’를 발굴하고, 종국적으로 마을을 만드는 일을 합니다. 마을과 지역 안에서 에너지를 뿜어내는 청년 일자리가 많이 생겨나야 합니다. 그래야 건강한 사회가 되지요.”(강 소장)

‘비영리단체 아이티지원센터’의 구자덕(45) 운영위원장은 이곳 ‘사회적 경제의 허브’에서 당장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역할을 자임한다. “작은 비영리 조직들은 엑셀을 사용하거나 현금출납장을 자동 처리하는 등의 소소한 도움이 필요해요. 문제는 전문적으로 그런 지원을 제공하는 아이티(IT) 조직이 없다는 겁니다. 우선 온라인 공간에서 재능기부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그런 문제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또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기부받아 약간의 비용을 받고 비영리단체들에 제공할 겁니다.” 구 위원장은 “벌써부터 도움을 주겠다는 아이티 업체들이 많이 연락해오고, 도움을 달라는 비영리단체들도 줄을 서고 있다”고 말했다.

경력 단절 여성들의 직원협동조합인 ‘소셜메이트 솜’은 홍보마케팅과 회계 등을 지원하는 협력파트너 역할을 맡는다. 장민경(36) 감사는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고급인력인 우리 조합원들과 사회적 경제 조직을 연결하는 일을 한다. 예를 들어, 홍보 수요가 있는 사회적기업 서너곳을 묶어, 대기업 홍보 일을 했던 우리 조합원이 지원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이은애 센터장은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정책이 중앙부처의 칸막이 행정으로 나뉘어 있는데,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벽을 허물어 네트워크를 촉진하는 사회적 경제의 허브가 될 것이다. 소통과 참여를 통해 사회적 경제 조직을 끌어나가는 인재들이 많이 길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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