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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제주 ‘바다버스협동조합’ 제안한다

등록 2013-04-25 19:24

김성오 한국협동조합창업경영지원센터 이사장
김성오 한국협동조합창업경영지원센터 이사장
99%의 경제
HERI의 시선
소비자협동조합은 다양한 업종에서 생겨난다.

절실한 요구가 있지만 마땅히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느낄 때 많은 사람들이 소비자협동조합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한다. 세계 최초의 협동조합인 로치데일 소비자협동조합은 1840년대에 공급자와 가게 주인들의 횡포에 맞서 생필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려는 가난한 노동자와 주부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20여년도 채 지나지 않아 영국과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전세계 협동조합운동의 성지가 되었다.

1900년대 초반 전기가 필요했던 40여개 주의 미국 주민들은 주정부나 대기업이 발전소를 지어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소비자협동조합 방식의 화력발전소를 지었다. 지금 조합원은 4000만명을 넘는다. 아르헨티나의 농촌 주민들이 조합원 수 500만명에 이르는 전화 소비자협동조합을 세워나간 것 또한 같은 이치이다.

오늘날 독과점 시장에서 피해를 보는 우리 주위의 많은 사람들도 같은 길을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통신소비자협동조합은 대표적인 독과점 시장인 통신 분야에서 통신요금을 낮추는 일을 할 수 있다. 국민석유회사의 설립 추진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소비자 운동만으로 지금의 독과점 카르텔을 깨는 것은 힘들다. 동일업종의 소비자협동조합이 시장에서 독과점 기업과 가격경쟁을 벌일 때 비로소 가격 거품이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제주도민들에게도 이 방식은 큰 도움이 된다. 그들은 제주도에서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서울 땅을 밟기 위해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케이티엑스(KTX) 이외에 고속버스나 무궁화호를 이용할 수 있는 부산의 서민들과는 처지가 다르다. 제주도 서민들은 다른 선택지가 없다. 예외 없이 비싼 이동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제주도민들은 차별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민들은 소비자협동조합을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제주 바다버스협동조합’이다. 제주도의 여객운송 수요자와 화물운송 수요자가 조합원으로 출자하고 제주도의 농협, 수협이 출자하면 괜찮은 비행기를 몇 대 리스할 수 있을 것이다. 잡다한 비용을 줄이고 도민 조합원의 이용을 극대화하면, 여객요금을 서울~부산 고속버스 요금 수준으로 낮출 수 있지 않을까? 감귤농사를 짓는 농민들과 수산물을 빠르게 내보내야 하는 어민들도 현재의 항공화물 요금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한가지 주의할 점. 주식회사로 만들면 어느 틈엔가 주식을 사모은 대주주가 이 회사를 독과점기업 대열에 합류시키는 걸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소비자협동조합에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제주도민들에게 4월은 가슴 아픈 달이다. 전체 주민의 10분의 1이 희생당했던 아픈 기억을 품은 달이다. 막연한 미안함을 가진 육지 사람으로서 4월만 되면 한라산이 그리워진다. 이번 주말에는 꼭 <지슬>을 봐야겠다.

김성오 한국협동조합창업경영지원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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