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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300살 감나무의 감·350년 내려온 술…기억을 선물해볼까

등록 2013-09-03 19:47수정 2013-09-03 21:30

※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한가위 선물 특집] ‘이야기’를 담고 싶다면
받은 사람이 기억하지 못하는 선물은 ‘실패한 선물’이다. 정말 소중한 분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선물을 하고 싶다면, 특별한 이야기가 담긴 선물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신세계백화점 장혜진 부장은 “선물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와 받을 분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손편지를 선물과 함께 전한다면, ‘선물의 홍수’ 속에서도 돋보이는 선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상주 보호수서 자란 감
전통 따라 말린 곶감 세트
성리학자 정여창 종가의 전통술
걸쭉한 고려시대 고급 탁주도

■ 300살 감나무의 선물

경북 상주시 외남면 소은리에는 보호수로 지정된 등시감나무 다섯 그루가 있다. 수령 300년 이상으로 높이가 15~20m, 지름이 1~1.5m에 이른다. 보통 유실수는 100년을 넘기지 못하는데, 이 감나무 다섯 그루는 아직도 정정하다. 풍년일 때에는 한 그루당 5000여개의 감이 열린다고 한다.

소은리 주민 2명이 이들 나무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있는데, 경북도청의 특별관리를 받고 있기 때문에 소유자라도 마음대로 영양제나 비료, 농약 등을 뿌릴 수 없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들 고목에서 수확한 곶감을 추석 선물세트로 구성했다. 눈·비·바람에 그대로 노출시켜 말리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들었다. 60개들이 한 세트(2.7㎏)에 20만원씩 모두 100세트를 한정판매한다.

전남 영광 법성포 굴비는 굴비 가운데 으뜸으로 꼽힌다. 구가네 굴비는 법성포에서도 4대를 이어온 굴비 명가다. 구가네 굴비의 비법 중 하나는 법성포에서 멀지 않은 염산면 두우리 갯벌의 영백 염전에서 나온 천일염에 있다. 영백 염전은 유기물이 풍부한 갯벌의 바닷물을 이용하고, 염전 바닥에 도자기 판을 깔아 갯벌이 숨을 쉴 수 있게 해 친환경 천일염을 생산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영백 염전의 천일염으로 염장한 ‘구가네 참굴비’(2㎏·50만원)를 판매한다.

■ 종가집 장독대의 보물

오랜 세월 대물림된 종가의 음식은 그 자체로 훌륭한 이야기다.

신세계백화점은 평산 신씨 제정공파 종가의 35대 종부 정옥란씨가 빚은 천연식초, 김순덕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원장이 친정 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비법으로 만든 장아찌 세트, 이항복 종가의 종부 조병희씨가 빚은 전통장 등을 선보인다.

현대백화점도 올 추석 선물로 식품 바이어들이 전국 팔도를 누비며 발굴한 지역특산물 ‘이야기가 있는 숨겨진 보물, 명인명촌’을 내세웠다. 문화 류씨 종가 김종희 종부의 5년 숙성 간장과 경북 예천 한상준 오곡미초, 강원 양구 윤원상 들기름 등 맛의 기본이 되는 식재료를 모은 선물세트가 대표적인 상품이다.

■ 고려 막걸리의 부활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집집마다 술을 담궜다. 하지만 1907년 일제의 주세령과 뒤이은 면허제, 양곡정책 등으로 인해 전통주의 맥이 거의 다 끊겼다. 국순당은 2008년부터 ‘우리술 복원사업’을 벌여 옛 전통주를 복원했다. 고려시대 최고급 탁주인 이화주와 조선시대 선비들이 즐겨 마시던 솔정주가 대표적이다.

이화주는 배꽃이 필 무렵 담근다고 해서 그 이름을 얻었다. 색이 희고 숟가락으로 떠먹을 수 있을 정도로 걸쭉한 게 특징이다. ‘수운잡방’, ‘요록’, ‘주찬’ 등 옛 문헌에 나오는 방법 그대로 생쌀로 띄운 누룩에 백설기로 술을 빚었다. 송절주는 겨울 한파 속에서도 강직함을 잃지 않은 소나무 마디를 삶은 물로 빚은 술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조선시대부터 한말에 이르기까지 서울 부근 선비들이 즐겨 마셨고, 서울시 무형문화재 2호로 지정됐다. 국순당은 1809년 문헌인 ‘규합총서’의 기록을 토대로 솔정주를 복원했다.

700㎖ 1병과 잔 2개를 담은 이화주 세트는 8만원, 송절주 세트는 10만원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조선 전기 성리학자 정여창 종가에서 350년 전부터 내려온 술인 솔송주(6만원, 400㎖)를 추석 선물세트로 선보인다. 정여창 종가의 16대손 며느리 박흥선 명인이 36년 전 시어머니로부터 배운 대로 빚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만찬주, 2008년 람사르총회 건배주로 선정되기도 했다.

■ 중세 유럽의 로맨스

12세기 유럽의 유명한 신학자였던 아벨라르는 엘로이즈의 가정교사를 맡았다가 그녀와 사랑에 빠졌다. 엘로이즈는 아들을 낳았지만, 성직자인 아벨라르의 명성을 위해 이를 숨기고 수녀원에 들어갔다. 이를 가문에 대한 모욕으로 여긴 엘로이즈 집안은 아벨라르를 습격해 거세했고, 아벨라르는 이후 수도원에 들어갔다. 둘이 주고받은 편지가 나중에 발견돼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후대에 알려졌다.

둘의 사랑을 기리기 위해 1871년 이들의 유해가 파리의 공동묘지에 합장됐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탄생한 와인이 ‘쉔블루 엘로이즈’와 ‘쉔블루 아벨라르’다. 롯데백화점은 이들 와인 2병으로 구성된 세트를 50만원에 판매한다.

롯데백화점은 또 세계적 유리공예가 에밀 갈레가 병을 디자인한 프리미엄 샴페인 ‘페리에주에 벨레포크’(29만원)를 선보인다. 200여년 전 피에르 니콜라스 페리에와 아델 주에의 결혼으로 탄생한 이 와인은 마이클 더글라스, 캐서린 제타존스, 김희선 등 국내외 스타들의 결혼식 샴페인으로 선택되기도 했다. 나폴레옹 3세와 레오폴드 1세 등 유럽 왕족들로부터 사랑받은 샴페인이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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