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주 과장
직원 200명 댓글에 1천만원 기부
강원 평창군의 작은 임대아파트에서 빠듯하게 살아가던 환경미화원 박아무개(43)씨 부부의 희망은 8명의 자녀들이었다. 지난 3월5일에는 아홉째인 아들도 태어났다. 하지만 같은 달 15일 청소일을 나간 그는 화물차에 치어 숨지고 말았다.
갓난 아이를 품고 있던 아내 전아무개(40)씨에게 남편의 죽음은 청천벽력이었지만 아이들 생각에 간신히 마음을 추스렸다. 그런데 남편의 교통사고에 대한 합의금을 받게 되면 차상위 생활보조 대상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는 얘기에 또 다시 주저 앉았다.
전씨의 딱한 사연을 전해들은 케이티앤지(KT&G) 강원본부의 박용주(사진) 과장은 도울 방법을 고심하다 회사에서 막 도입한 ‘기부청원제’를 떠올렸다. 지난 3월부터 임직원들이 어려운 이웃의 사연을 사내 전산망에 올려 댓글이 200개를 넘으면 심사를 통해 그 주인공에게 기부금을 지원해주는 제도다.
박 과장이 사연을 올리자마자 2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고, 그 덕분에 전씨에게 긴급지원금 1천만원을 전달할 수 있었다. 이응출 케이티앤지 사회공헌부장은 기부청원제를 통해 지금까지 모두 6명에게 치료비 또는 생계비를 지원했다고 전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사진 KT&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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