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오른쪽)과 토니 애벗 총리(왼쪽)가 8일 오전 청와대에서 한-호주 자유무역협정(FTA)에 공식 서명한 뒤 악수를 하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 둘째)과 앤드루 롭 통상투자장관(왼쪽 둘째)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한국과 오스트레일리아(호주)가 8일 자유무역협정(FTA·에프티에이)에 공식 서명했다. 양국은 2009년부터 7차례 공식협상을 열었으며 지난해 12월 실질적인 타결을 선언했다. 한-호주 에프티에이는 앞으로 양국 의회 비준을 거쳐 공식 발효된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앤드루 롭 호주 통상투자장관은 이날 청와대에서 한-호주 에프티에이에 공식 서명했다. 호주는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인도, 유럽연합(EU), 페루, 미국, 터키, 콜롬비아에 이어 한국과 11번째로 에프티에이를 맺은 나라다.
우리는 주로 자동차·석유제품 등 공산품을 수출하고 호주는 원자재·에너지 자원을 수출하는 상호보완적 교역구조를 가진 이상적인 ‘에프티에이 파트너’라고 산업부는 평가했다. 한-호주 에프티에이로 우리의 경우 호주로 수출하는 주력품목인 자동차·자동차부품·건설중장비·합성수지·철강제품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협정문을 보면, 우리는 품목 수 기준으로 전체 수입품의 94.3%(수입액 기준 94.6%)에 대해 10년 내 관세를 철폐한다. 호주는 5년 이내에 거의 모든 품목에서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우리 입장에서 이번 에프티에이 최대 수혜품목은 전체 수출의 20.5%를 차지하는 자동차다. 자동차에서도 주력 수출품인 1000∼1500㏄ 휘발유 소형차와 1500∼3000㏄급 휘발유 중형차는 발효 직후 5%의 관세가 즉시 철폐돼 수출 확대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또 자동차 부품, 가전, 일반기계, 철강, 석유화학 등 비중 있는 수출품들이 대부분 관세 즉시 철폐 대상에 포함됐다.
반면 수입 측면에서는 쇠고기 등 주요 농축산업에 피해가 예상된다. 쇠고기는 현재 관세율이 40%인데 에프티에이가 발효되면 매년 약 2.6%씩 낮아져 발효 15년차에는 관세가 완전히 사라진다. 지난해 기준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에서 호주산 점유율은 55.6%로 미국산(34.7%), 뉴질랜드산(8.8%), 캐나다산(0.6%)보다 훨씬 높다. 쌀·분유·과실(사과, 배, 감 등)·대두·감자·굴·명태 등의 다른 주요 민감 품목은 양허에서 제외됐다.
산업부는 한-호주 에프티에이 발효로 앞으로 10년 동안 지디피(GDP·국내총생산)가 0.14%, 소비자 후생 수준이 16억달러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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