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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농어업인 ‘FTA 피해보전직불금’ 낮잠
5년간 예산 1600여억 한푼도 안썼다

등록 2014-04-08 20:07수정 2014-04-08 20:44

오스트레일리아(호주)·캐나다·뉴질랜드 등 농축산 강국과의 동시다발 자유무역협정(FTA)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 개방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어업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피해보전직불금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받은 ‘최근 5년간 자유무역협정 피해보전직불금 지급 현황’ 자료를 보면, 피해보전직불금은 2009~2012년 한차례도 지급되지 않았다. 2009~2011년은 예산이 각각 250억원, 2012년은 600억원이었지만 전부 ‘불용액’으로 남았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법에서 가격·수입량·총수입량 세가지 지급 조건을 정하고 있었는데 그동안 충족한 품목이 없었다. 조건이 까다롭다는 지적이 있어 2012년에 완화했다”고 말했다.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 6조는 정부가 협정 이행에 따라 피해를 입은 농어업인 등에게 피해보전직접지불금을 지원하는 시책을 에프티에이 발효일부터 10년 동안 시행하도록 돼 있다.

지난해 예산 600억원 가운데 193억7600만원이 처음 집행됐으나 338억8200만원은 ‘전용’ 항목으로 잡혀 다른 곳에 사용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와 관련해 피해보전직불금 신청 금액이 전체 예산액 가운데 43%에 이를 것으로 보고 나머지를 에프티에이기금운용계획 변경을 통해 ‘폐업지원금’으로 지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폐업지원금은 신청 금액이 2183억원으로 예산액의 7.3배에 이르렀다.

박주선 의원은 “가장 큰 문제는 예산 집행의 방향”이라며 “자유무역협정으로 인한 피해를 보전해 농어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임에도 불구하고 정부 정책이 폐업 지원에만 집중돼 사실상 농어업을 고사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프티에이기금도 애초 계획대로 조성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 14조에는, 정부는 한-칠레 에프티에이 발효일부터 7년 동안 1조2000억원의 기금지원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에 필요한 기금을 조성해야 한다고 돼 있다. 박 의원실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확인한 에프티에이 기금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8212억원(유동자산 465억원, 투자자산 7747억원)으로 60%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해의 경우 세수 부족을 이유로 2500억원 이상의 전입금이 기금으로 조성되지 못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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