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순봉 사장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설명
“나빠졌다면 기자실 내려오지 않았을 것”
“나빠졌다면 기자실 내려오지 않았을 것”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심장 혈관 확장(스텐트) 시술을 받은 지 닷새가 지나도록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은 이 회장의 상태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윤순봉 사장은 이날 낮 12시께 병원 지하 1층에 마련된 임시 기자실을 찾아 “이건희 회장의 (예후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이전보다 조금 더 좋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 사장은 무엇이 얼마만큼 좋아진 것인지, 이 회장이 언제쯤 의식을 차릴 수 있을 것으로 보는지 등 구체적인 설명은 아낀 채 “진정치료를 계속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이 회장의 무의식 상태가 길어지면서 증권가 정보지 등에서 ‘이 회장 건강 상태 악화설’이 퍼진 것에 대해 윤 사장은 “나빠졌다면 여기(기자실) 내려오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10일 밤 심근경색을 일으켜 서울 한남동 자택과 가까운 순천향대학 서울병원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았고, 다음날 새벽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삼성서울병원은 11일 오전 “이 회장의 초기 응급치료가 잘됐고 시술이 성공적이어서 뇌 손상 및 후유증은 없을 것으로 본다. 심장 기능이 크게 호전돼 약물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사흘째인 12일 오전에는 심장과 폐의 기능을 대신하는 체외막산소화 장치인 에크모(ECMO)도 제거했고, 그 이후에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체온을 인위적으로 낮춰 혈류 공급 재개에 따른 유해물질의 생성·운반을 억제하는 저체온 치료가 끝나는 13일께 이 회장이 의식을 차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병원은 13일 “저체온 치료 결과 심장 기능과 뇌파는 대단히 안정적”이라고 밝힌 뒤 “서두르지 않고 안전하고 완벽한 의식 회복을 위해 당분간 진정 치료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진정 치료는 환자에게 진정제를 투여해 수면 상태에서 심장과 뇌가 정상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이후 병원과 그룹은 이 회장의 상태에 대한 구체적인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삼성그룹 블로그 화면 캡쳐
삼성서울병원 공식블로그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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