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월 가짜석유 151건 중 149건
가짜 휘발유 적발 건수는 줄어든 반면, 가짜 경유 적발 건수가 최근 부쩍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석유관리원 쪽 얘기를 종합하면, 올해 1~4월 유통 단계에서 151건의 가짜 석유를 적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2%(110건)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가짜 휘발유 적발은 지난해 1~4월 9건에서 올해 2건으로 줄어들었으나 가짜 경유 적발건수는 같은 기간 101건에서 149건으로 47.5%나 늘었다.
경유는 주로 디젤자동차나 화물차, 버스 등의 연료로 쓰인다. 가짜 경유는 경유에 난로나 보일러용 등유를 섞어 제조한다. 리터당 경유 가격이 1670원가량, 등유가 1320원가량이기 때문에 주유소 운영자가 경유에 싼 등유를 섞어팔면 이득이 된다. 일부 가짜 경유에는 콩기름을 넣거나 등유를 95%까지 넣는 경우도 있다. 가짜 경유를 사용하면 자동차 출력이 떨어지거나 엔진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자동차 부품이 부식되는 부작용도 나타난다.
정부는 가짜 휘발유의 경우, 제조 때 섞는 용제의 보급 경로를 추적하는 제도를 도입해 단속 효과를 봤다. 가짜 휘발유는 미리 제조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저장시설에 흔적이 남아 적발이 상대적으로 쉽다.
하지만 가짜 경유는 증거를 확보하기가 어렵다. 석유관리원 관계자는 “가짜 경유는 미리 혼합할 필요가 없다. 조작이 가능하도록 탱크 라인을 설계하면 판매하는 순간 밸브만 살짝 바꿔 혼합해 가짜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가짜 석유를 주유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차량 운전자가 일반 정비소에서 무상분석서비스를 해달라고 요청하면 석유관리원은 시료를 채취해 검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올해 82차례 지원 일정을 잡은 무상분석서비스 차량이 현장에 나가 가짜 휘발유나 경유 여부를 검사해준다. 장소와 시간은 석유관리원 홈페이지(http://www.kpetro.or.kr)에 공개된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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