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 ‘톡’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기업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의 기업가치는 순자산(자본총계) 기준으로 122조원에 이른다. 2위인 현대·기아차(약 42조원)의 3배다. 그런 만큼 삼성전자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라도 시장에 끼치는 파장은 크다.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16%에 이른다.”
삼성전자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낼 때 흔히 이런 표현을 쓴다. 2013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이 1428.3조원이고 삼성전자의 연결기준 매출액이 228.7조원이니 틀린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이런 표현은 삼성전자의 크기를 터무니없이 과장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국내총생산은 각 경제주체들이 생산한 부가가치의 합계를 나타내는 것이므로, 삼성전자도 부가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를 써서 비교해야 맞는 까닭이다.
삼성전자는 2013년 24.2조원(개별재무제표 기준)의 법인세차감전 순이익을 냈고, 직원 임금으로 9.6조원을 지출했다. 이를 합해 삼성전자가 직접 창출한 부가가치를 거칠게 계산하면 33.8조원가량이다. 국내총생산의 약 2.4%에 그친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다른 영역에서 우리 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이보다 크다. 삼성전자는 2012년 3.3조원, 지난해에는 크게 늘어난 6조2877억원의 법인세를 냈다. 지난해의 경우, 정부가 거둬들인 전체 법인세 약 40조원의 16%를 삼성전자가 낸 것이다.
주식시장에서는 영향력이 훨씬 크다. 30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94.7조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시가총액의 16.29%를 차지한다. 주가는 미래 실적에 대한 기대치를 반영한다. 실적 전망이 좋으면 크게 오르고, 나쁘면 크게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5월말 144만3000원이던 삼성전자 주가는 30일 132만2000원으로 한달 동안 8.4% 떨어졌다. 2분기 실적이 좋지 않다는 전망에 따른 것인데, 분기실적이 1조원 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시가총액은 17.9조원이나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기업 규모에 견줘 고용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직원수는 9만5794명(비정규직 포함)이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 취업 임금근로자수(1819만명)의 0.5%에 불과하다. 삼성전자가 큰폭으로 성장을 거듭한 최근 몇 년 동안 직원수는 10만명 안팎에서 큰 변동이 없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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