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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알뜰 주유소’ 3년…알뜰 효과 ‘글쎄요’

등록 2014-07-24 19:43수정 2014-07-25 15:43

고속도로 휴게소 알뜰주유소 1호점. 한겨레 자료 사진
고속도로 휴게소 알뜰주유소 1호점. 한겨레 자료 사진
“리터당 100원 싸게” 2011년 1호점
정부 지원 3년 새 1085곳…8.6% 차지
지역 편중…땅값 비싼 서울 17곳뿐
1리터당 13~48원 싸게 팔지만
카드 할인되는 일반 주유소와 비슷
‘리터당 100원 싸게’를 목표로 정부가 도입한 ‘알뜰 주유소’가 2011년 12월 1호점의 문을 연 지 3년 남짓 지났다. 도입 초기 콧대 높던 정유 4사(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그 뒤 알뜰주유소가 전체 주유소의 9% 가까이 되자 정유 4사는 기를 쓰고 공급자 입찰에 참여할 정도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러나 세제 혜택과 시설 지원 등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급성장한 알뜰주유소의 외형과 달리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알뜰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

24일 한국석유공사와 업계 얘기를 종합하면, 전국에 알뜰주유소는 1085곳(6월 현재) 있다. 전체 영업주유소 1만2599곳 가운데 8.6%다. 문제는 서울에선 좀처럼 주황색 ‘윙크 얼굴’(알뜰주유소 마크)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알뜰주유소는 서울에 17곳(서울 영업주유소 600곳)밖에 없다. 전체 알뜰주유소의 1.6%에 불과하다. 소비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서울보다 지방에 편중돼 소비자 체감률이 떨어지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알뜰주유소 한 운영자는 “서울은 땅값이 비싸서 주유소 부지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일반 영업주유소보다 가격을 낮추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석유제품 가격은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된다. 공급자인 정유사가 책정하는 석유제품 원가(세전 가격), 유류세, 주유소 운영비다. 알뜰주유소는 일반 영업주유소보다 석유제품을 싸게 공급받아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흔히 주유소가 직접 정유사로부터 석유제품을 사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대부분 대리점에서 산다. 대리점은 정유사에서 가격이 쌀 때 대량 사놨다가 마진을 붙여 주유소에 판다. 알뜰주유소 유통과정에서 대리점 역할은 한국석유공사와 엔에이치(NH)농협중앙회가 맡는다. 이 두 기관이 알뜰주유소들 대신 물량을 대량으로 확보해 납품해주는 것이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일반주유소는 개별구매, 알뜰주유소는 공동구매라고 보면 된다. 우리는 대리점들과 달리 정책적으로 판매가를 싸게 공급하기 때문에 마진을 거의 붙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격 인하 효과는 얼마나 될까? ‘한국거래소(KRX) 석유제품 현물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있는 주유소 휘발유 시세 현황(7월23일 기준)을 보면, 알뜰주유소는 리터당 평균 1825.85원이다. 에스케이(SK)에너지가 1874.50원, 지에스(GS)칼텍스 1863.09원, 에쓰오일 1844.19원, 현대오일뱅크 1839.71원이다. 알뜰주유소의 휘발유값은 업계 1위인 에스케이에너지에 견주면 리터당 48.65원 싸고, 현대오일뱅크보다는 13.86원 싸다. 리터당 적게는 20~30원, 많게는 60원까지 주유 할인 혜택이 있는 신용카드가 보편화된 점을 고려하면 실제 소비자 처지에서는 알뜰주유소나 일반 영업주유소나 별 차이가 없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하 폭이 크지 않고 부가서비스가 취약해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알뜰주유소 등장으로 가격 경쟁이 유발돼 전체적으로 휘발유값 인상이 억제됨으로써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측면은 있다”고 말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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