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배려·지원 등 사회자본
한국, 10점 만점에 3.4점 그쳐
28개 주요 회원국 중 최하위 기록
한국, 10점 만점에 3.4점 그쳐
28개 주요 회원국 중 최하위 기록
여성이 직장과 가정에 모두 충실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각종 사회제도에서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 가운데 꼴찌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 고승연 연구원은 19일 ‘여성의 일·가정 양립과 사회자본’ 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 34개 회원국 가운데 주요 28개국의‘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사회자본’을 측정한 결과 한국은 10점 만점에 3.4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회자본이란 사회구성원 상호간 이익을 위해 조정과 협동을 촉진하는 규범과 신뢰, 네트워크 등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가족 관련 공공지출 비중과 보육시설 등록비중, 여성 장시간 노동자 비중, 성별 임금격차 등 제도적 요인 4개와 여성의 사회적 관계망, 여성빈곤율, 남성 육아휴직 기간, 여성 여가시간 등 공동체적 배려 요인 4개를 지표로 분석해 일·가정 양립 측면에서의 사회자본을 측정했다. 3.4점으로 평가된 한국의 사회자본은 28개국 평균치(7.49점)는 물론이고, 한국 다음으로 취약한 일본(4.7점)과도 큰 격차를 보였다. 상위권은 룩셈부르크와 벨기에,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 유럽국가들이 대부분 차지했다.
우선 직장에서 여성 배려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성별임금 격차와 장시간 여성노동자 비중 항목을 보면, 한국은 각각 37.5%(평균 14.4%)와 17.1%(평균 4.3%)를 기록해, 10점 만점에 2.05점으로 평가됐다. 공동체내 여성에 대한 관심과 배려 정도를 측정하는 사회적 관계망과 소득1분위 여성비중 항목에서는 한국은 2.89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정부의 제도적 지원 정도 항목에서도 가족관련 지출 비중과 보육시설 이용률 등을 종합한 결과 우리나라는 조사대상 국가 가운데 22위로 평가됐다. 남자의 육아휴직기간과 여성의 여가, 개인시간 등의 항목에서는 2.31점으로 24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제도적 기반과 공동체적 배려 항목을 종합한 결과 한국은 여성의 일과 가정양립을 위한 사회자본이 28개국 가운데 가장 낮다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한편,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12년 현재 55.2%로 서방선진 7개국(G7)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에 비해 각각 12%포인트, 7%포인트 낮았다. 출산율도 2010년부터 상승세를 보여 2012년 1.3명을 기록했으나, 2013년 합계 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의 최저 수준인 1.19명 수준을 나타냈다.
고 연구원은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탱하는 사회자본을 향상시키는 것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과 출산율 제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 가정이 모두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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