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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스펙초월 아직 검증단계…성과 전파되면 본격적 변화 예상”

등록 2014-08-29 10:58수정 2014-08-29 11:05

[열린 채용, 스펙은 가라]
비용 많이 들고 효과 확인안돼
아직까지는 기존 전형과 병행
구직자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적극적으로 알리는 노력 필요
일찍부터 포트폴리오 작성 도움
인터뷰 | 잡코리아 최창호 사업본부장

“동네에 머리를 잘 깎는 고수가 있다는 걸 알면 몇십만원 주고 유명 헤어디자이너에게 가지 않는다. 잘 모르니까 기존에 알려진 곳에 가는 거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모든 사람을 알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스펙을 보는 것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 최창호(43·사진) 사업본부장은 직무역량에 맞는 사람을 찾으려는 ‘기업’의 고민을 이렇게 진단했다. 그는 기업의 눈에 띄려는 ‘구직자’들은 어떤 방식으로 자신을 잘 꾸며 기업들에 알릴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본부장은 28일 “기업은 뽑아서 바로 쓸 수 있는 인력이 최고다. 그럴 가능성이 있는 인물을 찾는 게 채용이다. 문제는 효과적으로 뽑을 방법이 무엇인지다”라고 말했다. 그는 스펙초월 채용과 관련해 “인사담당자들은 분명히 스펙초월 채용의 성과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효과성이 미처 검증되지 않아 아직까지는 기존 전형 절차와 병행해 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어느 정도 안전판을 마련해놓고 새로운 전형을 시도하는 것이다. 검증 단계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최 본부장은 단적으로 삼성 사례를 들었다. 그는 “삼성은 과거부터 ‘최고 인재’보다는 현장형을 강조했다. 하지만 삼성이 개인의 능력과 학력을 연관짓지 않는다고 하는 배경에는 삼성직무적성검사(SSAT)가 자리잡고 있다. 삼성이 직무적성검사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다. 이 시험을 보고 1차 관문을 넘어서면 그때부터는 평가의 출발선은 똑같다”고 말했다.

기업은 순수하게 스펙초월 채용을 시도하지만 구직자들에겐 그 자체로 또 하나의 부담이 될 수 있다. 최 본부장은 현대자동차를 예로 들었다. 현대차는 ‘야밤 도서관 길거리 캐스팅’을 시도했다가 접었다. 밤에 도서관에서 나오는 구직자를 인터뷰하는 방식이었으나 입소문이 퍼지면서 ‘면접 모드’로 변질됐기 때문이다. 최 본부장은 “그래도 대기업의 스펙초월 채용이 성공 모델로 자리잡고 여러 긍정적인 사례들이 전파되면 조만간 본격적인 변화의 조짐이 보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 본부장은 앞으로 스펙초월 채용의 방향성은 분명해진만큼 구직자들이 ‘기업 공고→구직자 지원’이라는 수동적 인식에서 벗어나 평소 자신의 직무역량을 관리해 가치를 적극 알리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에선 ‘퍼스널 브랜드’(Personal Brand)라는 개념이 일반화돼 있다.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거를 남이 알도록 해야 한다. 대학 4년을 ‘어떤 수업 들었고 점수가 얼마였다’는 성적표로 보여주는 건 옛날얘기다. 1학년 때부터 평소 자신이 무엇을 계획했고 어떤 일을 했는지 틈틈이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관리해야 한다. 이 포트폴리오로 채용할 때 기업과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직자들은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쉽게 관리하고 기업은 이 포트폴리오에 언제든 접근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아시아권에는 없지만 외국에 ‘링크트인’(Linkedin)이라는 인터넷 사이트가 있다. 200개국 1억명이 가입한 비즈니스 네트워크이다. 원래 소셜 네트워크였는데 가입자들이 자신은 누구인지, 어떤 일을 하는지 등 개인 포트폴리오를 게시하면서 구직·구인 공간으로 바뀌었다. 구직자들은 자신을 널리 알릴 수 있고 기업은 그때그때 직무에 맞는 인재를 발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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