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번호이동↓ 기기변경·중고단말기 개통↑

단말기유통법 시행 이후 변화

서울 용산구 용산역 인근에 위치한 전자상가 내 휴대전화 판매점. 김성광 기자 [e-mail]

이달 들어 휴대전화 기기 변경과 중고 단말기 개통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에스케이텔레콤(SKT)의 기기변경 건수가 단통법 시행 하루 뒤인 지난 2일 9500여건, 3일 1만1100여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하루 평균 기기변경 건수인 7500여건과 비교하면 두드러진 증가세다. 이는 신규가입 및 번호이동 건수가 급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신규가입 및 번호이동 건수는 9월 하루 평균 2만1000여건에서 단통법 시행 이후 1만건 아래로 뚝 떨어졌다.

중고 단말기 개통 비중도 늘고 있다. 지난달 에스케이텔레콤의 하루 평균 중고 단말기 개통 건수는 전체 가입자의 7% 수준이었지만, 단통법 시행 이후 10%를 넘어섰다. 케이티(KT)의 중고 단말기 개통 비중도 지난달에 비해 10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기기변경이나 중고 단말기 개통이 늘어나는 것은 단통법이 시행되면서 가입 유형에 따른 보조금 차별이 금지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다른 통신사에서 옮겨오는 번호이동이나 신규 가입 고객에게만 보조금이 집중됐지만, 단통법으로 인해 기기변경과 중고 단말기 개통 고객도 요금할인 형태로 보조금 혜택을 받게 됐다.

이에 대해 한 이통사 관계자는 “아직 법 시행 초기라서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는 더 두고봐야 하겠지만, 기기변경과 중고폰 개통 고객이 늘어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