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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단독] ‘가스공사 마피아’…퇴직 임원들, 협력사서 ‘억대 연봉’

등록 2014-10-23 00:57수정 2014-10-23 07:29

LNG 도입기지 독점 예선사 4곳
임원 대부분 공사 출신 낙하산
1억~3억 연봉…업체간 교차선임도
“임원들 장기계약으로 독점보장”
한국가스공사 임원들이 퇴직한 뒤 엘엔지(LNG·액화천연가스) 도입 기지에서 예인선 업무를 하는 민간 예선사에 고위 임원 등으로 줄줄이 재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선사 임원의 연봉은 1억~3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제남 의원실이 가스공사의 엘엔지 도입기지 현황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가스공사는 인천기지와 평택기지, 통영기지, 삼척기지 4곳에 도시가스 원료인 엘엔지 도입 기지를 갖고 있다. 대형 선박이 해외 각국에서 생산된 엘엔지를 싣고 오면 이곳을 통해 국내로 들여온다. 예인선은 대형 엘엔지 선박을 천천히 끌어 각 기지의 항구에 붙여놓는 일을 한다.

예인선 업무는 기지별로 업체 한곳이 독점하고 있다. 인천기지는 한국가스해운, 통영기지는 통영예선, 평택기지는 남성예선, 삼척기지는 삼척예선이다. 각 예선사 매출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연간 100억~150억원 사이다. 예인 수수료는 국적선은 1000만원, 외국적선은 1억원가량이다.

그동안 예선사 4곳의 임원 대부분은 가스공사 출신들로 채워진 것으로 드러났다. 통영예선은 홍기운(전 경남지사장) 1대 대표이사를 시작으로 송원종 전 본부장, 이상범 전 본부장, 김효원 전 본부장, 장석효 가스공사 사장이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한국가스해운은 김종열 전 가스기술공업 사장, 이규선 전 부사장, 양선장 전 본부장이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양영기 전 강원지사장은 이사를 맡은 적이 있다. 남성예선 역시 박영성 전 본부장이 현재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삼척예선은 김효원 전 본부장과 장석효 가스공사 사장이 각각 감사를, 허영관 전 통영생산기지장은 대표이사를 지낸 바 있다.

가스공사 퇴직 임원이 예선사 대표이사로 갈 경우 본부장급은 기본연봉 3억원, 처장급은 2억원, 그 이하는 1억원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김 의원실 쪽은 전했다.

장석효 가스공사 사장은 ‘가스공사→예인선사→가스공사’ 순서로 회전문 이동을 하는 화려한 경력을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장 사장은 2011년 본부장을 끝으로 가스공사에서 퇴임한 뒤 같은 해 7월부터 2013년 7월까지 2년 동안 통영예선 대표이사를 지냈다. 같은 기간 삼척예선의 감사를 맡기도 했다. 그는 2013년 7월 가스공사 사장에 임명돼 다시 친정으로 복귀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통영예선은 한해 12억원 가량의 접대비를 사용한 적이 있는데 이는 통영예선 매출의 12%에 이르는 수치”라고 말했다.

김제남 의원은 “가스공사 임원이 낙하산으로 예인선사 대표이사를 차지하면서 이들 업체가 10~20년 장기계약으로 독점적 지위를 보장받고 있다. 예선사 4곳의 이사진 교차 선임도 비일비재하다. 가스공사가 유착관계를 방조했다”고 지적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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