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월 14차 협상’ 막전막후
민감품목 상호 인정으로 돌파구
“쟁점품목 남긴채 약한수준 개방”
민감품목 상호 인정으로 돌파구
“쟁점품목 남긴채 약한수준 개방”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30개월 14차례 협상’이란 긴 터널을 지나 10일 양국 정상의 ‘실질적 타결’에 이르렀다. 지난 6일부터 닷새 동안 숨가쁘게 진행된 14차 협상의 결과물은 이 기간 동안 양국이 숱하게 ‘밀고 당기기’를 반복한 끝에 얻은 것이다.
협상 수석대표인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중국 가오후청 상무부장이 협상 개시 뒤 처음 얼굴을 맞댄 것은 6일 오후 7시(현지시각) 베이징 창안제 남쪽에 위치한 중국 상무부에서였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7월 서울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자유무역협정 연내 타결을 위한 노력 강화’에 합의한 뒤 성사된 것이어서 ‘빅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첫날 협상은 자정을 넘겨 다음날 아침까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인 상품 분야에 대한 이견 조율이 안 되면서 실무협상은 주말까지 계속됐다. 이어 10일 오전 잔여 쟁점에 대해 1시간가량의 최종 협상을 진행한 뒤 정상회담을 1시간45분 앞두고 합의를 끌어냈다.
끝까지 난항을 겪은 것은 우리가 요구하는 중국의 공산품 관세 조기 철폐와 중국이 주장하는 한국의 농산물 시장 개방이 좀처럼 타협점을 찾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산업부 실무진은 민감 품목의 경우 중국 쪽 요구안에 대해선 거의 드러누울 정도로 양보하지 않겠다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10일 협상이 ‘실질적 타결’에 이른 것은 양국이 서로 방어하려는 분야를 인정하고 약한 수준의 개방에 합의한 까닭으로 해석된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경제학부)는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한 내용이 골치 아픈 문제들이었을 것”이라며 “한-미 에프티에이처럼 포괄적인 협정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내용을 보면 주어진 시간 안에 타결을 짓고 서로 만만한 것만 모아서 시장을 개방하기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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