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추경 반영해도 올 경제성장률 2%대”

메르스·가뭄 여파에 수출 부진까지 ‘삼중고’
3개월 만에 3.1%→2.8%…기준금리도 동결

한국은행이 9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하향 조정했다.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 효과를 반영했는데도 2%대로 성장률을 낮춰 잡았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가뭄 등으로 경기가 부진해 2분기 성장률이 0.4%에 머문 것으로 추정되는 탓이다.

한은은 이날 ‘하반기 경제전망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1%(4월 발표)에서 2.8%로 낮췄다. 정부가 올해 성장률로 내다보고 있는 3.1%보다 0.3%포인트 낮은 수치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9%로,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다.

메르스 사태 등으로 2분기 추정 성장률은 전기 대비 0.4%에 머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4월만 해도 2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1.0%였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가뭄과 메르스 피해가 예상보다 컸다”며 “최근 그리스 사태와 중국 증시 폭락 등에 따른 하방 위험 요인도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연간 성장률로 보면, 메르스와 가뭄 영향이 성장률을 각각 0.3%포인트, 0.1%포인트 끌어내릴 것으로 분석했으며, 수출 부진도 0.2%포인트가량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한은은 3분기와 4분기에는 성장률이 전기 대비 1.0% 정도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이번 경제전망을 내면서, 정부가 밝힌 추경에 따른 성장 기대치 0.3%포인트를 그대로 반영했다. 장민 한은 조사국장은 “지난 4월 예상했던 세수 부족분 6조~7조원 정도가 98%가량 메워지는 걸로 봤다. 추경이 효과적으로 집행되지 않으면 성장률 달성도 불확실해진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와 같은 수준인 연 1.5%에서 동결하기로 했다.

홍석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