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20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2가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환율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4.6원 오른 1152.1원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2년 만에 1150원대로 올라섰다. 미국 금리 인상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4.60원 상승(원화가치는 하락)한 1152.10원(오후 3시 고시 기준)으로 집계됐다. 원-달러 환율이 1150원대로 진입한 것은 2013년 7월8일 1152.30원 이후 2년여만에 처음이다. 장중 기준으로는 지난 16일 한때 1150원선을 넘은 적이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4월29일 달러당 1068.6원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석달 만에 7.8%나 상승했다. 최근 그리스 사태 여파와 중국 증시 급락 등 세계 경제에 변동성이 커진 영향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달러는 꾸준한 강세를 보여왔다.
그리스 사태가 일단락된 뒤에는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 심리가 달러화의 추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이미 연내 금리 인상을 공언한 데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도 상승폭을 키우면서 금리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달러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금리 정상화(인상)로 유럽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과 차별점이 확대되는 점도 달러 강세를 유지시키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리스 채무 협상이 타결된 뒤인 지난 13일부터 4일간 원-달러 환율이 20원 가까이 급등한 바 있다.
최근 국내 시장에서 외국인 자본이 빠져나간 영향 등으로 달러화가 당분간 강세를 이어가겠지만, 원-달러 환율의 추가 인상 여지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국내 경제를 불안하게 본 외국인 투자자들이 잇따라 빠져나가면서 원화가 약세로 돌아선 점이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쳤다”며 “하지만 달러 가치가 최근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추가로 급등할 여지는 많지 않다”고 내다봤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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