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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2008년 금융위기 전후, 기관투자가도 ‘우왕좌왕’

등록 2015-07-22 20:22수정 2015-07-23 11:56

한은 투자행태 분석 보고서
평소엔 위험자산 비중 높이다
금융불안땐 일시에 안전자산으로
단기간에 포트폴리오 급변 거듭
경기흐름 좇아 ‘군집행위’ 현상 보여
금융불안 키우고 수익률 떨어져
“단기실적 평가 풍토 등 영향” 분석
보험, 연금기금, 투자운용사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장기적 전략을 마련하지 못한 채, 금융불안기에 위험자산 투자를 급격히 늘리거나 줄이는 투자 행태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여러 기관투자가들이 돈을 갑자기 안전자산으로 몰아넣는 ‘단기 군집행위’로 금융 불안정이 확대되고, 수익률이 떨어져 소비자들만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내 기관투자가 금융위기 전후 투자 비중 변화
국내 기관투자가 금융위기 전후 투자 비중 변화
22일 이강원 한국은행 금융안정국 차장 등이 내놓은 ‘우리나라 기관투자가의 경기 순응성 분석’ 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9월) 시작 직후인 2008년 4분기에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위험자산 비중을 전체의 38.9%로 전분기 대비 3.8%포인트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안전자산 비중은 38.3%에서 41.5%로 3.2%포인트 늘렸다.

기관투자가별로 보면 투자운용사가 위험자산 비중을 7.2%포인트 줄였고, 안전자산을 6.6%포인트나 늘렸다. 생명보험과 공적연금은 위험자산 비중을 1~2%포인트 가량 줄였고, 안전자산은 1~3%포인트 늘리는 등 단기간에 자산 포트폴리오를 급격히 바꿨다. 이번 연구에서 주식과 출자지분·위험채권(회사채, MMF 등)은 위험자산, 현금·예금·안전채권(국공채, 통안증권 등)은 안전자산으로 분류했고, 소규모인 직접투자·보험약관 대출 등은 연구 집계에서 제외했다.

글로벌금융위기 앞뒤 1년을 봐도, 투자운용사의 위험자산 비중은 2007년에 전년대비 15.6%포인트까지 급증했다가 글로벌 위기 때인 2008년엔 11.4%포인트나 감소했다. 이후 1년만에 다시 9.0%포인트 증가하는 등 급변동을 거듭했다. 같은 기간 안전자산 비중은 13.4%포인트 감소→8.7%포인트 증가→7.7%포인트 감소하며 주변 경제 상황에 따라 춤을 췄다.

위기가 닥칠 때 기관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찾아 몰려다니는 ‘군집행위’ 현상도 심했다. 연구팀은 “국내 기관투자가의 경우, 평상시에 나타나지 않던 경기 순응성이 글로벌금융위기 같은 극심한 불안기가 닥칠 때 현저히 발현됐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투자운용사, 생명보험사 등이 높은 경기순응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런 군집행위나 단기 경기 흐름을 좇는 모습은 국내 투자기관들이 단기 투자 실적을 평가하고, 기관들이 대개 비슷한 투자기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경기 불확실성이 증가하는데도 위험을 정확히 평가하지 못하다가, 위기가 닥치면 단기적으로 대응하는 관행도 영향을 줬다고 풀이했다.

국내 기관투자가의 운용자금 규모는 은행보다 크다. 지난해말 기준 기관투자가의 자산규모는 2243조원으로 국내은행자산 규모 2199조원보다 44조원이나 많다. 국내총생산과 견줘도 1.5배에 이른다. 특히 기관투자가 운용자금은 만기가 긴 부채(투자금) 구조를 가진만큼 더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차장은 “경기순응적인 투자 행태가 개인들에게 손실을 줄 수 있고, 기관투자가 입장에서도 시장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미래지향적인 장기 운용 전략을 마련해 자산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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