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삼성가 비운의 장남’ 이맹희 전 회장 별세

등록 2015-08-14 19:29수정 2015-08-14 20:55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가족들과 함께 1987년 11월 23일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 영구차를 따르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형이자, 이재현 씨제이(CJ)그룹 회장의 부친이다. 연합뉴스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가족들과 함께 1987년 11월 23일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 영구차를 따르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형이자, 이재현 씨제이(CJ)그룹 회장의 부친이다. 연합뉴스
초기 삼성그룹 주요 요직 거쳤으나
경영 부진·‘모반사건’으로 눈밖에 나
고 이병철, 3남 이건희 후계자 지목
동생 상대로 한 유산분배 소송 패소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장남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14일 오전 9시39분 중국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폐암 등 지병으로 별세했다고 씨제이(CJ)그룹이 전했다. 향년 84세.

1931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일본과 미국 유학을 거쳐 1962년 삼성화재의 전신인 안국화재에 입사해 삼성물산 부사장, 중앙일보 부사장, 삼성전자 부사장 등 초기 삼성그룹의 주요 요직을 거쳤다. 1967년 아버지 이병철 회장이 한국비료 사카린 밀수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영에서 물러나자 그룹 총수 역할을 이어받았다. 하지만 이병철 회장은 은퇴 선언 뒤 1년3개월 만에 삼성그룹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이유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이 회장은 자서전 <호암자전>에서 “맹희에게 그룹 일부를 맡겼는데 6개월도 채 못 돼 그룹이 혼란에 빠졌다”고 썼다.

1970년엔 ‘한국비료 사건’으로 복역하고 나온 차남 고 이창희(전 새한미디어 회장)씨가 아버지가 외화 밀반출, 탈세 등을 저질렀다는 투서를 청와대에 제출하는 이른바 ‘모반사건’이 일어났다. 고인은 1993년 발간한 회고록 <묻어둔 이야기>에서 “모반 사건은 동생 창희가 투서한 일인데, 투서에 나도 같이 개입했다고 아버지가 오해한 듯하다. 하지만 나는 절대 개입하지 않았다고 맹세할 수 있다”고 썼다. 장남과 차남이 아버지 눈밖에 난 상황에서 1976년 삼남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 후계자로 지목됐다. 고인은 이후 개인적으로 제일비료를 설립해 재기를 노렸으나 실패했고, 1980년대부터는 계속 국외에 체류하며 삼성그룹과 무관한 삶을 살았다.

2012년 고인은 동생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아버지가 남긴 차명주식을 돌려달라며 유산분배 소송을 냈지만, 1·2심에서 패소한 뒤 지난해 2월 상고를 포기했다. 민사소송이 한창이던 2012년 말 폐암 판정을 받아 폐의 3분의 1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지만, 이후 암이 두 차례 재발해 방사선 치료 등을 받아오다가 최근 병세가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으로는 아내인 손복남(82) 씨제이그룹 고문과 슬하에 이재현(55) 씨제이그룹 회장·이미경 부회장, 그리고 재산커뮤니케이션즈 이재환 대표가 있다.

장남 이재현 회장은 1657억원 탈세 등의 혐의로 2013년 구속 기소돼 지난해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희귀난치성 질환인 샤르코마리투스병(CMT)을 앓고 있는데다 신장 이식 수술까지 받은 이 회장은 오는 11월까지 주거지가 현재 입원중인 서울대병원으로 제한되는 구속집행정지 상태다.

씨제이그룹은 이날 “고 이맹희 ‘씨제이 명예회장’에 대한 장례식은 씨제이그룹장으로 치를 것이며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와의 운구 절차 협의 문제로 장례 시기 및 발인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6일의 설 연휴, 고속도로·공공주차장 무료로 열린다 1.

6일의 설 연휴, 고속도로·공공주차장 무료로 열린다

기업은행 240억 규모 금융사고…금감원 다음주까지 현장검사 2.

기업은행 240억 규모 금융사고…금감원 다음주까지 현장검사

‘상용화 멀었다’ 젠슨 황 한마디에, 양자컴퓨터 주식 40% 폭락 3.

‘상용화 멀었다’ 젠슨 황 한마디에, 양자컴퓨터 주식 40% 폭락

정용진, 이명희 총괄회장 ‘이마트’ 지분 전량 매입…세부담 줄여 4.

정용진, 이명희 총괄회장 ‘이마트’ 지분 전량 매입…세부담 줄여

기아 ‘더 뉴 EV6’ 6월 출시…3년 만에 디자인·성능 개선 모델 내놔 5.

기아 ‘더 뉴 EV6’ 6월 출시…3년 만에 디자인·성능 개선 모델 내놔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