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1130조…1년새 92조 폭증
1분기 증가액의 2.5배 ‘분기 최대폭’
1분기 증가액의 2.5배 ‘분기 최대폭’
가계부채가 올해 2분기(4~6월)에도 크게 늘어 사상 처음으로 1100조원을 넘어섰다. 하반기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과 맞물려 향후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가계 빚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5년 2분기 가계신용’ 자료를 보면,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130조5천억원으로 집계됐다. 3월 말 가계신용 잔액(1098조3천억원)에 견줘 32조2천억원(2.9%) 늘어났다. 이는 1분기 증가액(13조원)의 2.5배에 달하는 규모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1년 전인 지난해 2분기 말(1035조9천억원)과 비교하면, 가계빚이 1년 새 94조6천억원(9.1%) 폭증했다. 가계신용은 가계 빚 수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통계로,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과 판매신용(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으로 구성된다.
가계신용 중 가계대출은 1071조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31조7천억원(3.0%) 늘어 가계신용 증가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시중은행들이 판매한 안심전환대출 채권이 주택금융공사로 양도되면서 통계상 3조원 줄어든 372조2천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안심전환대출 변수를 제외하고 보면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사실상 20조7천억원 증가했다. 연이은 금리 인하와 전세가격 폭등, 정부의 부동산시장 활성화 대책 영향으로 가계가 집을 사기 위해 빚을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은행과 제2금융권의 신용대출도 급증했다. 예금은행의 기타대출(신용대출)은 2조8천억원 늘었다. 지난해 2분기 중 9천억원 늘고 올 1분기엔 1조9천억원 줄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증가세다.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기타 대출은 5조원 급증했다. 이는 1분기 증가폭(1조9천억원)의 2배를 넘는 수준이다. 판매신용 잔액은 59조5천억원으로 1분기 말보다 5천억원(0.9%) 늘었다. 1분기 1조2천억원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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