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0대 1000명 대상 설문조사
예·적금 비중 높고 펀드·주식 기피
내집 소유 의식, 앞세대보다 강해
노후준비도 20대 때부터 일찌감치
예·적금 비중 높고 펀드·주식 기피
내집 소유 의식, 앞세대보다 강해
노후준비도 20대 때부터 일찌감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취업난 등 경제적 어려움으로 결혼·출산마저 포기해야 하는 20~30대 중반 세대를 가리켜 흔히 ‘3포 세대’라는 표현을 쓴다. 이들 ‘3포 세대’가 다른 세대에 비해 자산운용을 보수적으로 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 중 절반 남짓은 20대 때부터 이미 노후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6월 중순 20~60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3포 세대’의 금융자산 위험 회피 성향이 이른바 ‘엑스(X) 세대(30대 중반~40대)’나 ‘베이비부머(50~60대)’보다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26일 밝혔다. 설문 대상은, 3포 세대(20~35살)가 600명(대학생 200명), 엑스 세대(36~52살) 200명, 베이비부머 세대(53~62살) 200명이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우선 ‘3포 세대’의 주택청약저축 보유비율은 59.5%로, 엑스 세대(53.5%)나 베이비부머(46.5%)를 웃돌았다. 예·적금 보유 비율은 68.3%로, 엑스 세대(71.8%)보다는 낮았지만 베이비부머(65.0%)보다는 높았다.
하지만 펀드나 주식 등 투자자산에 대한 보유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3포 세대’의 주식형 펀드 투자 비율은 18.0%에 불과해 엑스 세대(25.0%), 베이비부머(21.5%)와 견줘 가장 낮았다. 주가연계증권(ELS)과 주식연계상품에 대한 투자도 4.8%에 불과해 엑스 세대(10.0%)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주택 소유 의식은 ‘3포 세대’가 훨씬 강했다. 자가 소유의 집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답한 ‘3포 세대’는 50.2%로, 베이비부머(46.7%), 엑스 세대(41.7%)보다 많았다. 은퇴 뒤 자녀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희망하는 비율도 엑스 세대(19%) 보다 높은 25%나 됐다.
노후에 대비한 자발적인 재정 준비도 ‘3포 세대’가 빨랐다. 노후 준비를 시작하는 시점을 비교해보면, 베이비부머는 50~54살이 36%, 엑스 세대는 35~39살과 40~44살이 각 26%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에 견줘, ‘3포 세대’는 29살 이전이 53%, 30~34살이 42%로 나타났다. 95%가 34살 이전부터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철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현재 사회에 진출할 시점에 있는 2030세대의 경우 경제적 어려움으로 소득 기반이 약하다보니 자산을 운용할 때 ‘위험 회피, 안전 선호’가 도드라지는 성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