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 상장이익 일본으로’ 지적에 “신주 발행해 자금조달…한국에 투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국민에게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신동빈 회장 국감 증인출석
“30~40% 지분 신주 발행”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호텔롯데 상장을 신주 발행 방식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 7~8월 형제간 경영권 다툼으로 물의를 빚은 신 회장은 이날 10대 그룹 총수로는 처음으로 국감장에 출석했다.

신 회장은 형제간 갈등이 불거진 이후 해결책으로 내놓은 호텔롯데 상장에 대해 “구주매출이 아니라 30~40%의 지분을 신주로 발행해 상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구주매출로 상장할 경우 현재 98%의 지분을 보유한 일본 계열사들이 10조~15조원에 이르는 상장이익을 바로 실현할 수 있고, 이에 대한 세금은 우리나라가 아니라 일본에 내게 된다고 지적하자 이런 계획을 발표했다. 신 회장은 또 “신주를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하면 새로운 사업에 투자할 수 있다”며 “한국에 투자하면 고용도 이뤄지고 결과적으로 (한국에) 세금도 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또 신격호 총괄회장도 호텔롯데 상장에 100% 동의했고, 내년 2분기까지 상장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장차익에 따른 세금과 관련해 롯데그룹은 “한일조세협약에 따라 특수관계인 지분이 25% 이상일 경우 세금은 한국에 납부하게 돼 있다. 호텔롯데는 특수관계인 지분이 99%에 이르기 때문에 무조건 한국에 세금을 내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여러 의원이 협력업체, 중소상인과의 상생 부족이나 불공정거래 행위 등에 대해 지적하자 신 회장은 거듭 사과하며 개선을 약속했다. 신 회장은 인천 시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계양산 골프장 건설 계획에 대해 신학용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골프장을 꼭 지어야겠느냐”고 묻자 “(소유자가) 신격호 총괄회장으로 돼 있어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개인적으로는 (골프장 건설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인천시와 협의해 원만하게 해결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롯데는 해외계열사 지배구조와 관련된 자료 가운데 일부를 아직 공정위에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재찬 공정위원장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롯데 쪽에) 누락된 부분을 보완해 제출하라고 몇 차례 공문을 보냈지만 일부가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국내 롯데 계열사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대주주인 광윤사, 일본롯데홀딩스, 엘(L)투자회사 등의 지분구조와 출자현황 등을 요구했다. 정 위원장은 자료 미제출시 처벌에 대해 “처벌조항이 있지만, 벌금형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또 롯데그룹의 ‘동일인(총수)’을 현재 신격호 총괄회장에서 신동빈 회장으로 바꿀 가능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매년(동일인을) 지정하는데, 내년 4월1일 지정할 때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유신재 이정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