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등 재벌 사익편취 주요 유형 보니…

삼성에버랜드 CB 헐값인수 같은 부당 주식거래
현대글로비스 설립, 총수일가 사업기회 가로채기
총수일가 회사 설립뒤 계열사들이 일감 몰아주기

재벌의 사익편취는 총수일가가 지배권을 이용해 기업의 이익이나 자산을 사적 이익을 위해 빼돌리는 행위를 일컫는다. 재벌의 사익편취는 경영권 승계와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악용되고, 나머지 주주와 회사에 피해를 주며, 재벌의 경제력집중을 심화시켜 중소기업 등 독립적 기업의 성장기회를 뺏는 폐해가 크다.

재벌 사익편취는 주요 세가지 유형이 꼽힌다. 첫째는 1990년대 말 삼성 이건희 회장의 자녀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오누이가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를 헐값으로 인수한 사건 등과 같은 부당한 주식 거래 방식이다. 둘째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 부자가 현대글로비스를 설립한 것처럼 2000년대 이후 회사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고 장기적으로 이익이 되는 사업기회를 총수일가가 유용하는 방식이다. 셋째는 현대글로비스가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은 것처럼 총수일가가 보유한 회사에 대해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이다.

편법 논란 속 재벌가 부의 증식 현황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재벌 사익편취에 대한 규제는 상속증여세법, 공정거래법, 상법 등 크게 세가지 방향에서 시행되고 있다. 상속증여세법은 2011년 법개정을 통해 총수일가가 일감 몰아주기로 얻은 이익을 증여로 보고 증여세를 부과하고 있다. 증여이익은 세후 영업이익에서 정상적 내부거래비율인 30%의 절반(중소·중견기업은 50%)을 초과한 비율과, 총수일가 지분율이 3%(중소·중견기업은 10%)를 초과하는 비율을 적용해 산출한다. 이런 증여이익에 증여세율(과표구간별로 10~50%)을 곱해서 최종 증여세를 계산하게 된다. 재벌 총수일가는 2013년 801억원(154명), 2014년 1025억원(146명), 2015년 501억원(138명) 등 3년간 총 2327억원의 증여세를 부담했다.

공정거래법은 2013년 경제민주화 차원에서 개정(집행일은 2015년 2월)되어 재벌 총수일가의 일감 몰아주기와 회사 기회유용을 통한 사익편취를 금지하고 있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30%(비상장사는 20%)가 넘는 기업이 계열사로부터 부당이익을 얻으면 과징금 부과와 고발 등의 제재를 받는다. 하지만 정상가격과의 차이가 7% 미만이고 거래금액이 50억원 미만이거나, 거래금액이 거래 상대방 매출총액의 12% 미만(200억원 미만)이면 규제대상에 제외되는 등 규제가 느슨하다. 또 효율성 증대, 보안성, 긴급성이 있는 거래도 예외인정을 해준다. 상법도 2011년 개정을 통해 이사 등의 자기거래와 사익편취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곽정수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