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출 증가 영향으로 올 2분기 가계가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급증하던 가계의 여윳돈도 전기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다. 기업들은 저금리로 많은 돈을 빌리고도 투자보다 은행에 쌓아두는 비중을 크게 늘렸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2분기 중 자금순환(잠정)’ 자료를 보면, 지난 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은행이나 보험, 연금기금 등 금융기관에서 신규로 빌린 돈(자금조달)은 36조9천억원이었다. 지난 1분기 14조2천억원에 견줘 22조7천억원이나 늘었다. 2008 국제기준 국민계정체계(2008 SNA)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3년 1분기 이후 최고치이고, 1993 국민계정체계를 적용한 2003년 1분기 이후와 견줘도 종전 최고치인 2006년 4분기(34조원)보다 3조원 가량 많다.
지난 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예금이나 보험, 주식투자 등으로 굴린 돈(자금운용)은 61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43조7000억원이던 것이 18조1000억원이나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굴린 돈(자금운용)에서 빌린 돈(자금조달)을 뺀 잉여자금은 24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1분기 29조6000억원에 견줘 4조7000억원 줄었다. 문소상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지난 2분기 부동산 거래가 급증한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자금조달 금액이 크게 늘었다. 주택을 판 쪽에서도 매도 금액을 은행에 입금하기 때문에 금융기관 예치금을 중심으로 자금운용액이 대폭 증가했다”며 “하지만 가계가 빌린 돈이 워낙 늘었기 때문에 가계의 잉여자금은 전기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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