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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끝나지 않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신격호 집무실’ 놓고 형제간 재충돌

등록 2015-10-16 20:51

“나에 대한 감시·방해 중단하라”
신동주, 부친 명의 통고서 공개
신동빈 “제3자 출입 통제했을 뿐”
신격호 “장남이 경영하는 게 맞다”
롯데그룹 오너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이번에는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 관리 권한을 놓고 승강이를 벌였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에스디제이(SDJ)코퍼레이션은 16일 정오께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에게 자신에 대한 감시와 방해 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에스디제이코퍼레이션이 이날 공개한 신 총괄회장 명의의 ‘통고서’를 보면 신 총괄회장은 “나의 집무실 주변에 배치해 놓은 직원들을 즉시 해산 조치하고, 시시티브이(CCTV)를 전부 철거할 것”, “장남 신동주가 나의 거소 및 지원인력에 대한 관리를 총괄하게 할 것”, “나의 승낙이 있는 자의 통신 및 방문 등 본인과의 소통행위에 대한 일체의 방해행위를 금할 것” 등을 요구했다.

특히 신 총괄회장은 통고서를 통해 “가장 시급한 문제로 비서 및 경호요원은 총괄회장인 본인이 지명하는 사람으로 즉시 배치할 것”이라며 “본인의 승낙을 받은 사람과의 자유로운 소통을 방해하거나 감시요원의 즉각 해산 및 시시티브이의 즉시 철거 요구에 응하지 않는 경우 본인에 대한 불법 감금행위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기 바라며, 만약 불응할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엄히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날 오후 4시께 에스디제이코퍼레이션 고문을 맡고 있는 민유성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신 총괄회장의 동생 신선호 일본 산사스 회장 등과 함께 총괄회장의 거처인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으로 가 총괄회장 비서실 쪽에 총괄회장 집무실 열쇠를 내놓으라며 다툼을 벌였다.

집무실을 장악한 신 전 부회장 쪽은 현장에서 취재중이던 기자들이 뽑은 대표 기자 몇 명을 집무실 안으로 들여보내 신 총괄회장을 상대로 짧게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이 자리에서 신 총괄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에 대한 위임장 등이 모두 본인의 뜻이 맞느냐”는 질문에 “한국 풍습이나, 일본도 그렇고, 장남이 (경영)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건강 상태를 묻자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 쪽이 질문의 내용과 시간을 제한하는 바람에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와 판단력을 가늠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 쪽이 소란을 일으키려는 의도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소진세 롯데그룹 대외협력단장(사장)은 이날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롯데는 총괄회장님의 신변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확인되지 않은 제3자의 출입을 통제했을 뿐, 총괄회장님 거처의 출입을 제한하거나 가족들의 방문을 통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폐회로텔레비전에 대해서도 “이미 수년 전에 총괄회장님 지시에 따라 설치된 것”이라며 감시 논란을 일축했다. 소 사장은 “신 전 부회장은 주총, 소송 등의 법적 절차가 이미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령의 총괄회장님을 앞세워 불필요한 논란을 의도적으로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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