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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외국인 기업사냥 느는데…직접투자 200억달러 ‘자찬’

등록 2015-12-23 20:02수정 2015-12-23 21:17

현장에서
외국 자본의 투자유형별 도착액 추이
외국 자본의 투자유형별 도착액 추이
‘외국인 직접투자 사상 최초 신고 200억달러, 도착 150억달러 달성’

산업통상자원부가 23일 내놓은 보도자료 제목이다. 한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이하 신고액 기준)는 1972년 1억달러를 기록한 이래 85년 5억달러, 87년 10억달러, 97년 50억달러, 99년 150억달러를 넘어섰는데 드디어 올해 12월22일 200억달러를 돌파했다는 내용이었다.

외국인 투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한국 시장이 투자할 만한 매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산업부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정상외교 성과” “견고한 한국경제에 대한 신뢰” “국내산업 경쟁력 지속” 등 자화자찬성 배경 분석을 자료로 내놓은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양적 증가가 전부일까? 투자유형을 보자. 한국 현지에 공장을 짓고 사람을 고용해 상품을 생산하는 그린필드형 투자는 2011년 117억달러→2012년 125억달러→2013년 96억달러→2014년 110억달러→올해 137억달러로, 5년째 120달러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에 외국 자본이 한국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방식의 투자는 2011년 20억달러→2012년 38억달러→2013년 50억달러→2014년 80억달러로 급증했다.

도착액(투자 집행액) 기준으로 보면 인수합병식의 투자가 약진하는 모습은 더 두드러진다. 2011년만 해도 인수합병형 투자는 그린필드형 투자의 3분의 1에도 못미쳤지만, 지난해에 역전됐고 올해는 그 폭이 더 커졌다. 외국 자본이 투자한다고 하면 ‘공장을 짓고 물건을 생산하는 모습’을 떠올리는 게 전부가 아니다. 이제는 회사 지분 인수나 기업사냥을 떠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중국 자본은 최근 1~2년 사이 황소개구리와 같은 먹성으로 한국기업들을 집어삼키고 있어(<한겨레> 12월23일치 1·4면) 사회적 득실 논란이 치열하다.

이순혁 기자
이순혁 기자
물론 그린필드형 투자는 선이고, 인수합병형 투자는 악으로 볼 것은 아니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의 질적 변화가 확연해졌다면 주무부처로서는 이런 변화가 내수나 고용 등 국민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차분하게 고민하고 지혜를 모으려는 태도가 우선 아닐까? 최근 한국경제를 걱정하는 안팎의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는지, 인과관계가 불분명한 정상외교의 성과 등을 앞세워 자화자찬 하는 모습을 보자니 한숨이 나올 뿐이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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