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전 “회복세 제약”서 더 후퇴
소비 둔화·수출 부진 지속 전망
소비 둔화·수출 부진 지속 전망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국내 경기 진단이 한층 어두워졌다. 지난해 12월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소비 둔화에다 올해 들어 두드러지는 수출 감소세가 전반적인 경제 활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은 4일 내놓은 경제동향 분석에서 “일부 지표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매월 경기 진단을 발표하고 있는데 ‘성장세 둔화’를 언급한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1년1개월만이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이 연구원은 “불확실성 확대”“경제 회복세 제약”정도의 표현으로 경기를 진단한 바 있다.
연구원은 경기 진단이 달라진 이유로 민간소비의 둔화와 수출 부진을 꼽았다.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소매판매액지수는 3.5%(전년동월 대비) 증가했으나 10월(8.3%)과 11월(5.6%)에 비교하면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올해 들어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에 편) 소비활성화 대책 영향이 소멸하는 가운데 소비심리도 위축되고 있다”고 밝혔다.
수출 부문과 관련해선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유가도 예상보다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대부분의 주력 (수출) 품목에서 큰 폭의 감소세가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부진을 지속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연구원은 말했다.
연구원은 또 지난달 말 국내 경제전망 전문가 22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설문 응답자들이 예상한 올해 경제성장률은 2.7%로, 지난해 10월 조사(2.8%) 때보다 0.1%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출 부문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크게 어두워졌다. 지난해 10월 조사에서는 올해 수출이 1.6% 증가할 것으로 봤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0.8% 감소할 것이라고 봤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외 여건도 워낙 좋지 않은 탓에 경기 하방 압력이 높다. 수출이 더 나빠지고 내수 성장도 더 둔화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세종/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