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동향 2월호’ 발표
“대외 위험요인은 확대” 밝혔지만
부정적 지표에 큰 무게 안둬
현실과 동떨어진 경기인식
“대외 위험요인은 확대” 밝혔지만
부정적 지표에 큰 무게 안둬
현실과 동떨어진 경기인식
정부가 12일 내수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생산과 투자도 개선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선 모든 종목의 거래가 일시 정지되는 서킷브레이커가 4년6개월 만에 발동됐다. 앞서 1일 발표된 1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8.5% 줄어 감소 폭이 6년5개월 만에 가장 컸다. 정부의 경기 인식이 현실과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발표한 ‘최근 경제 동향 2월호’(그린북)에서 “우리 경제는 소비 등 내수가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고 생산과 투자도 ‘기저 효과’ 등으로 다소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다만 기재부는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금융시장 불안과 실물경기 둔화, 미국 금리 인상, 유가 하락, 북한 리스크 등 대외 위험 요인은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매달 발표하는 그린북에 현재 경기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을 담는다.
이런 경기 진단은 그린북에 앞서 발표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인식과도 크게 다르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은 4일 내놓은 ‘경제 동향 2월호’에서 “내수 회복세가 완만해지고 있고 수출도 부진을 지속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인식 차이는 정부가 부정적인 지표 변화는 눈을 감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내수 개선의 근거로 소매판매액이 지난해 12월에도 1년 전에 견줘 3.5% 증가하는 등 지난해 9월부터 4개월 연속 3%대 증가율을 유지하며 장기 추세선을 웃돌고 있는 점을 제시한다. 또 지난달에도 신용카드 사용액이나 할인점 매출액 등이 전년 동월 대비 10%대를 넘어선 점도 근거로 들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직후인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나, 지난해 10월부터 작아지고 있는 소매판매액 증가율 흐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또 경기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2개월(11~12월) 연속 하락한 사실에도 무게를 두지 않았다.
정부도 그린북에 담은 경기 인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윤인대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매월 발표되는 그린북의 특성상 한달간 지표 변화에 무게를 둬서 쓰게 된다”며 “최근 발표한 재정 조기 집행 등 경기 보강 방안을 차질 없이 추진해 선제적 경기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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