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통계 “오히려 100만명 줄어”
“면세시장 지금도 포화 상태” 호소
정부 “정확한 수치 아닌 추정”
롯데는 월드타워점 재특허 촉구
“면세시장 지금도 포화 상태” 호소
정부 “정확한 수치 아닌 추정”
롯데는 월드타워점 재특허 촉구
정부가 서울에 시내면세점을 추가로 늘리는 제도 개선안을 공청회에 부쳤으나, 이런 정부안이 기존 공식 통계와 크게 엇갈리는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증가 추정치에 기대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허 추가에 반대하는 일부 면세점업체들은 정부안에 대해 정책 근거가 미흡한데다 지난해 특허권을 잃은 롯데면세점 구제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주최로 16일 서울지방조달청 대강당에서 열린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면세점 제도 개선 공청회’에서는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추가 방안을 두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이날 제시된 정부안에 대해 에스엠(SM)면세점 권희석 회장은 시내면세점을 추가할 근거가 된 외국인 관광객 수 증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하나투어 등 중소기업 컨소시엄 자격으로 새로 특허를 따낸 에스엠면세점은 지난 2월 서울 인사동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권 회장은 “발표자료에서 지난해 서울지역 외국인 관광객이 88만명 늘었다고 밝혔는데, 우리가 자료를 보면 지난해 6.8% 줄었다. 약 100만명 줄었는데 어떻게 88만명 늘었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그게 아니라면 이 안을 공청회에서 철회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의 관광지식정보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총 입국 관광객 수는 메르스 등의 여파로 1323만1651명으로 전년보다 6.8% 줄었고, 서울·경인지역 관광객도 전년 대비 78만2470명(-7.5%) 줄었다. 이에 대해 정부안 발제를 맡은 최낙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88만명 증가는) 정확한 숫자가 아닌 추정치”라며 “지난해 (제주도를 많이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상대적으로 서울에 외국인 관광객이 집중됐을 것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 회장은 “우리 면세점은 거의 파리를 날리고 있다. 브랜드들은 한국 면세시장이 포화상태라며 입점 협상을 중단한 상태다. (문을 닫는) 기존 면세점에서 경력사원들을 뽑아야 하는데 채용도 못 하고 있다. 올해 2곳이 더 오픈할 예정인데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항과 인천공항에 입점해 있는 중소 면세점인 엔타스면세점 관계자는 “(지난해 월드타워점 특허 갱신에 실패한) 롯데를 구제하기 위한 공청회가 아닌가 우려했는데 역시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공청회 내용이 완전히 변질됐다”고 말했다.
반면 특허권을 잃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부활을 기대하는 롯데 쪽은 그룹 관계자들까지 대거 공청회장에 참석해 기대감을 보였다. 롯데면세점 노동조합과 월드타워점 인근 상인 단체, 서울 송파구 구의원 등도 이날 공청회장에 참석해 특허 부활을 촉구했다.
한편 공청회 토론자로 나선 안승호 숭실대학교 경영대학원장은 “시장에서 예측 가능한 패턴이 있어야 한다. 제도 개선은 불확실성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오락가락하는 정부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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