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정점 찍은 뒤 급락세
2014년 33%서 지난해 15%로
오랜 성장 버팀목 뿌리째 흔들
2014년 33%서 지난해 15%로
오랜 성장 버팀목 뿌리째 흔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뒷걸음질친 배경에는 극심한 수출 부문 부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투자와 민간소비 등 내수도 수출 부진을 메우지 못하면서 올해 성장률도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3일 한국은행의 경제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수출 부문의 성장 기여율은 2011년(202.7%)을 정점으로 매년 급락하고 있다. 2012년엔 121.7%이던 수출 기여율이 2013년 82.8%, 2014년 33.3%로 낮아졌고, 지난해엔 15.4%로 다시 반토막났다. 지난해 성장률이 2.6%에 머물며 한 해 전(3.3%)보다 낮아진 것도 큰 폭의 수출 기여율 하락 탓이다. 기여율은 각 부문별 성장 기여도를 경제성장률(실질 기준)로 나눈 값으로, 소비·투자·수출 등 각 부문이 성장률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를 백분율로 보여준다.
수출 부문의 급격한 기여율 하락은 우리 경제의 높은 수출 의존성이 줄어든 반면 버팀목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양면적 평가가 가능하다.
문제는 수출 부진 여파를 상쇄해 줘야 할 기업 투자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민간 기업 투자 수준을 보여주는 ‘민간 총고정자본형성’의 성장기여율은 지난해 30.8%로, 한 해 전(36.3%)보다 6.0%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지난해 건설투자의 기여율은 한 해 전(6.1%)보다 4배 가까이 뛰어오른 23.1%로 나타났다. 2011~2014년 3년간 이어진 부동산 침체기 동안 줄어들었던 건설 투자가 2014년과 2015년 정부와 한국은행의 부동산 부양 성격이 짙은 대출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 등의 경제정책이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출과 투자 부진의 골을 메워야 할 민간 소비는 과거보다 그 기여율이 높아졌으나 지속성은 의심받고 있다. 지난해 민간소비 기여율은 42.3%로 한 해 전(27.3%)보다 15%포인트나 뛰어올랐다.
그러나 수출 부문의 부진을 상쇄할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실제 지난해 민간소비 증가율(실질 기준)은 2.2%로, 실질성장률(2.6%)을 크게 밑돌았다. 더구나 소비의 뿌리인 가계 소득 증가가 정체되고, 평균소비성향마저 노후 불안과 가계 빚 부담 탓에 5년 연속 내리막을 타고 있다. 민간소비가 성장을 끌고 가기엔 뒷심이 달린다는 뜻이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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