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도 가공부문 수익성 악화
해운업과 조선업이 우선적 구조조정 대상으로 꼽히지만 철강, 석유화학, 건설 업종도 공급 과잉과 외국 업체들과의 경쟁 등에 따른 경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철강산업은 장기 불황과 공급 과잉으로 구조조정 압박이 거세다. 앞서 국내 철강업계는 자체적인 구조조정에 나선 상태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낸 포스코는 지난해 국내외 34개 계열사를 정리한 데 이어 올해 추가로 계열사 35곳을 매각하거나 청산할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최근 하이스코를 합병하는 등 사업 재편을 추진 중이다.
대형 철강사들은 비용 절감과 자산 매각으로 자체적 구조조정을 하지만, 한계에 이른 중견·중소 철강사들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로 내몰리고 있다. 동부제철·동부메탈은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아주베스틸·파이프라인·한국특수형강 등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동국제강은 채권단 자율협약으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중국 정부의 철강업 구조조정으로 철강 가격이 최근 오르면서 국내 철강사들의 수익성이 나아지고는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말 흑자로 전환했고 포스코도 올해 1분기에 흑자를 냈다. 그러나 세계 공급 과잉이 여전한데다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어 구조 재편 압박은 계속될 전망이다.
건설업계는 지난해 주택시장 호조로 전반적으로 실적이 조금 나아졌지만, 중하위 건설사 중심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20개 건설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4년보다 10%가량 증가한 2조원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으로 채무를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은 꾸준히 늘고 있다. 동부건설(27위)·경남기업(29위)·고려개발(32위)·삼호(31위)·삼부토건(42위)·진흥기업(43위)·에스티엑스(STX)건설(53위)·남광토건(59위)·동아건설산업(65위)이 기업회생절차나 워크아웃에 들어가 있다. 이들 중 동부건설·경남기업·동아건설산업은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대형사 가운데는 두산건설(12위)과 삼성엔지니어링(22위)이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내고 유상증자와 사업부 매각 등 자구책을 시행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에서 대형 업체들은 영업이익률이 10%를 넘는 등 상황이 비교적 좋다. 하지만 합성섬유 원료 위주의 다운스트림(가공 부문) 기업들은 중국의 공급 확대와 수요 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4개 합성섬유 원료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2012년 -0.4%, 2013년 -1.0%, 2014년 -0.6%로 3년 연속 마이너스다. 지난해 2.4%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중장기 개선 전망은 밝지 않다.
홍대선 최종훈 김규원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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