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쪽 “차입금 상환 목적일뿐”
‘SK케미칼 계열분리’ 해석 경계
‘SK케미칼 계열분리’ 해석 경계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에스케이케미칼 부회장이 자신이 보유해온 에스케이건설 주식을 모두 팔았다. 에스케이그룹은 ‘결별’ 수순으로 보는 것은 확대해석이라고 설명했지만, 계열분리 추진설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에스케이건설은 최 부회장이 자사 주식 156만9326주(지분율 4.45%)를 매각했다고 4일 공시했다. 매각 대금은 520억원가량이며, 이로써 최 부회장은 에스케이건설 주식을 하나도 갖지 않게 됐다. 그는 에스케이건설을 직접 경영하다가 2013년 실적 악화에 책임진다며 손을 뗀 바 있다.
에스케이그룹 관계자는 “최 부회장이 차입금 상환 목적으로 건설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자신이 최대주주인 에스케이케미칼 지분을 꾸준히 늘려왔다.
최 부회장은 에스케이그룹 전신인 선경그룹 최종건 창업자의 막내아들이다. 에스케이그룹 ‘지배권’은 창업자가 1973년 47살 나이로 별세한 뒤 동생 최종현 회장을 거쳐 그 아들인 최태원 회장으로 이어졌다.
앞서 3월에는 최 부회장의 형인 최신원 회장이 19년 만에 그룹의 모태 격인 에스케이네트웍스 회장으로 복귀했다. 에스케이그룹 안팎에서는 최태원 회장 사촌 형제들의 움직임을 계열분리를 염두에 둔 조처로 보는 시각도 있다. 최신원 회장은 에스케이네트웍스 지분율이 0.5%에 불과하지만, 동생인 최 부회장은 에스케이케미칼과 그 자회사들을 거느리고 있어 어느 정도 독립적인 사업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에스케이 관계자는 “최 부회장이 ‘에스케이’라는 브랜드를 벗고 계열분리를 하는 것은 실익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케이케미칼은 최 부회장의 개인 지분 처분에도 불구하고 에스케이건설 지분 28.25%를 보유한 2대주주다. 에스케이건설의 최대주주는 지분 44.48%를 보유한 ㈜에스케이이고, 최태원 회장이 ㈜에스케이의 최대주주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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