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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한국경제, 소비재 중심 산업으로 개편을”

등록 2016-05-10 20:12

정규철 KDI 연구위원 보고서
“금융위기 뒤 소비보다 투자 더 위축
중간재 비중 높은 한국 타격 더 커”
자본재·중간재 중심의 한국 산업 구조를 소비재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0일 <글로벌 투자 부진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에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는 소비보다 투자 위축이 더 도드라졌다”며 “세계 경제의 투자 부진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소비재 중심의 산업 구조 개편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보면, 2014년 현재 정부소비와 민간소비가 세계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대비 각각 0.82%포인트, 0.91%포인트 커졌다. 반면 같은 기간 기업의 설비투자 등을 포함하는 고정자산투자는 1.74%포인트 감소했다.

이런 세계 경제의 성장 구조는 반도체나 자동차 같은 중간재와 자본재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에 불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정 위원이 세계 경제 성장의 구성 변화에 따른 우리 경제의 영향을 살펴봤더니, 세계 성장률이 똑같이 1%포인트 하락하더라도 소비 중심으로 성장률이 떨어지면 우리 경제 성장률은 0.25~0.41%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치지만, 투자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나빠지면 우리 경제 성장률은 최대 1.17%포인트나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위원은 “우리나라의 주된 수출 품목을 보면 세계 경제의 투자 규모에 영향을 크게 받는 중간재와 자본재 비중이 매우 높다”며 “특히 세계 성장률이 투자 부진으로 1%포인트 하락할 때 전기전자업종과 기계업종은 3%포인트 이상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말했다.

이런 경고는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나왔다. 국제통화기금은 지난 3일(현지시각)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수출·제조업·투자 중심에서 내수·서비스업·소비 중심으로 산업 구조를 개편하고 있는 중국을 염두에 둘 때 그간 중국에 자본재와 중간재를 많이 수출하는 한국과 대만이 받을 충격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중국 경제가 소비는 1%포인트 증가하고, 투자는 1%포인트 하락할 경우 한국 경제 성장률은 0.1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국제통화기금은 분석했다. 중국 성장률이 유지되더라도 소비의 성장 기여 몫이 커질수록 한국 경제는 타격을 입는다는 것이다. 이창용 국제통화기금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은 지난달 14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가 좋아지더라도 그 효과는 국가별로 다르다”며 “소비재를 (중국에) 파는 국가는 이득을, 중간재를 파는 나라는 충격을 받는다. (중간재를 파는) 한국은 여행, 헬스, 성형 등 소비재를 만들어 팔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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