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4만8000명 느는 데 그쳐
수출부진·경기둔화가 원인인듯
청년실업률도 3개월 연속 10%대
월별 역대 최고치 계속 갈아치워
수출부진·경기둔화가 원인인듯
청년실업률도 3개월 연속 10%대
월별 역대 최고치 계속 갈아치워
한국 경제의 근간으로 평가되는 제조업 분야에서 갑작스런 고용부진 현상이 나타났다. 조선·해운 등 한계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구조조정을 본격적으로 하면 ‘고용절벽’을 마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4월 고용동향’ 자료를 보면, 제조업 취업자 증가폭은 4만8000명(전년 동월 대비)에 그치며 2013년 11월(3만5000명)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전체 취업자 증가치 가운데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3월 41.3%에서 4월 18.7%로 크게 줄었다. 제조업 고용은 지난 3월까지 23개월 연속 10만명 이상 큰 폭의 증가세를 유지하며 전체 고용률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왔다. 그간 수출감소 및 경기둔화에 비춰 제조업 고용실적이 워낙 좋아 ‘미스터리’라는 평가까지 들어왔는데, 원인을 찾기 어려웠던 고용훈풍이 급격하게 잦아든 것이다.
제조업 고용부진은 수출부진과 경기둔화가 종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서비스업의 경우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책효과에 힘입어 증가세가 확대됐지만, 제조업은 수출부진 등에 따른 생산둔화가 이어지면서 취업자 증가 폭이 줄었다”고 밝혔다.
경기둔화가 시차를 두고 고용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다 앞으로 기업 구조조정까지 본격화하면 고용 상황은 더욱 악화할 수 있다. 심원보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업종별 통계치를 보면, 아직 구조조정 대상 업종에서 눈에 띄는 취업자수 감소 현상은 나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사태가 고용통계에 반영될 경우,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고용절벽’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특히 고용인력이 많은 조선업계는 올해 들어 수주절벽이 현실화화면서 일감이 급격히 줄고 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조선업종 노동자는 사내하청·비정규직 비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들의 열악한 고용안정성을 감안하면 경기적 요인에 따른 실업사태가 곧바로 나타날 수 있다”며 “업종과 지역에 따라 고용시장에도 한파가 닥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청년실업률 역시 3개월 연속 10%대를 기록하며 월별 역대 최고치를 3개월째 갈아치웠다. 4월 청년실업률은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해 0.7%포인트 오른 10.9%였다. 청년실업률은 지난 2월(12.5%), 3월(11.8%)에도 통계 작성 뒤 월별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층은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취업자수도 32개월 연속 늘고 있지만, 구직활동에 나서는 경제활동참가율도 크게 확대되면서 고용률과 실업률이 동시에 상승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고용률은 전체 인구 가운데 취업자수의 비율로, 실업률은 구직활동에 나선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실업자수의 비율로 산정된다. 심원보 과장은 “6월에도 서울 등 지방직 공무원 시험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그간 구직활동에 나서지 않았던 공무원 시험 응시자들이 경제활동인구로 산입돼 실업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4월 전체 취업자수는 25만2000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고용률은 65.7%로 지난해 같은달에 견줘 0.1%포인트 높아졌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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