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등 제조업 위축 여파로
동남권 12분기 연속 생산 감소
동남권 12분기 연속 생산 감소
울산·창원·거제 등 우리나라 대표 산업도시가 포함된 동남권의 산업생산이 12분기 연속 감소하고 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가장 긴 불황이다. 인구도 꾸준히 빠져나가고 있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시도별 지역경제동향’을 보면, 올 1분기 부산·울산·경남을 포괄하는 동남권의 광업·제조업 생산은 1년 전보다 1.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기준 광업·제조업 생산 감소폭(0.6%)의 두 배 이상 웃돈 것이다.
동남권 지역의 생산 감소는 2013년 2분기(1.0%) 이후 12분기(3년) 연속 이어지고 있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96년 1분기 이후 가장 생산 감소 기간이 길다. 1997년 외환위기 때나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동남권 생산은 크게 위축됐으나 생산 감소가 이어진 기간은 각각 5분기(1997년 4분기~1998년 4분기)와 3분기(2008년 4분기~2009년 2분기)에 그쳤다.
주로 선박 제조업이 포함된 ‘기타 운송 제조업’과 물건 생산에 필요한 장비를 만드는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이 동남권 생산 부진의 주범이다. 특히 기타 운송 제조업은 2013년 3분기(7.6%) 이후 11분기(2년9개월) 내리 생산이 줄고 있다. 올 1분기 생산 감소폭은 8.5%나 된다.
동남권의 생산 감소는 수출 부진 여파가 큰 것으로 보인다. 주요 수출기업들이 밀집된 지역인만큼 수출 부진이 생산 감소로 곧바로 이어졌다는 뜻이다. 동남권의 수출액은 2014년 4분기 때 감소세로 돌아선 뒤 시간이 흐를수록 감소폭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 동남권 수출 감소율은 각각 20.0%, 24.9%에 이른다. 여기에 가시권에 들고 있는 조선업 구조조정은 동남권 경제를 더욱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산업 불황은 인구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분기 동남권에서 빠져나간 인구는 6257명(순전출자 수 기준)으로 지난해 3분기(3085명) 이후 3분기(9개월) 연속 동남권 인구가 줄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동남권 경제의 주축인 조선업이 불황에 빠지면서 기계나 금속 가공 등 연관 산업까지 함께 침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동남권 생산·수출·인구 변화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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